하이닉스반도체가 8인치 반도체 라인을 추가 매각하지 않고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최진석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8인치(200㎜) 라인의 추가 매각은 없다"며 "현재 보유 중인 8인치 라인을 활용해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 LSI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D램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12인치(300㎜) 라인으로의 전환에 3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철저한 수익성 향상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8인치 라인은 2003년까지 D램 업계의 주력 생산공정이었으나 12인치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30%가량 떨어진다는 게 약점이었다.

특히 지난해 D램 가격이 급락하자 8인치 라인의 효용성은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일본 엘피다메모리,대만 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8인치 라인을 12인치 라인으로 전환해왔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8월 중국 우시공장의 8인치(C1) 라인 설비를 중국 파운드리업체인 CSMC에 매각한 데 이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청주 M9라인 생산설비 매각도 추진해왔다.

현재 하이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8인치 라인은 미국 유진공장 1개 라인을 포함해 이천(M7) 청주(M8,M9) 등 모두 4개다.

하이닉스가 8인치 라인을 시스템LSI 생산라인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매각에 따른 실익에 비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시스템LSI로의 전환이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높다는 판단에서다.

최 부사장은 "지난해 10월로 비메모리반도체 겸업금지 약정이 만료돼 다시 CIS 사업에 뛰어들면서 8인치 라인의 활용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경영위기에 몰렸던 2003년 비메모리사업부를 매각하고 3년간 동종업종에 진출하지 않기로 약정했었다. 카메라렌즈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디지털필름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 핵심 부품인 CIS는 최근 휴대폰 시장의 성장과 함께 매년 12%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최 부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중단한 현물시장 D램 공급중단을 앞으로도 이어갈 방침"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 D램과 비메모리반도체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