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 새해 취업시장 전망은 어떨까.지난해엔 취업시장의 큰손인 삼성그룹과 LG그룹이 하반기 공채 규모를 줄이면서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다.

올해도 공공분야의 취업기상도는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36개 공기업의 채용규모는 2370명으로 지난해 3048명보다 22.2% 감소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 구조조정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신규 채용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결과다.

새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서 공무원 시장 규모도 줄 전망이다.중앙인사위원회가 지난달 24일 밝힌 '2008년도 국가공무원 충원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행정ㆍ기술ㆍ외무공무원 채용규모는 4868명으로 지난해 6486명보다 24.9% 줄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이명박 정부와 코드를 맞춰 투자를 최대한 확대할 예정이어서 공공분야보다는 조선 전자 자동차 유통 금융을 중심으로한 민간분야의 취업기상도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기업에 불고있는 새로운 채용제도를 잘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채용과정에서의 직무평가제 도입이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학벌이나 학점,외국어 점수보다는 희망직무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무적합성 정도를 평가하는 1차 잣대인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동아리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인턴십 등이 모두 경력이 되는 점을 감안해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자기소개서에 빠짐없이 기재하라고 조언한다.

지원직무와 관련한 인턴경력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면 어떤 업무를 수행했고,업무를 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교내외 행사나 대회 수상 경력도 지원 회사의 업종과 연관하여 뜻밖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융통성 있게 기재하는 재치도 필요하다.

어학성적 제한 요소를 폐지하고 회화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제도도 정착되고있다.

GS리테일은 2004년 하반기 대졸공채부터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다.

교통안전공단과 산업은행,신한은행 등도 토익점수가 없어도 서류전형에 응시 가능하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2002년 말 공채 때 860점(이공계는 800점)이었던 점수기준을 2004년 말 800점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2005년 상반기 채용시험에서는 다시 700점으로 낮췄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소한의 영어회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입사지원자는 모두 불합격 처리했다.

LG전자는 면접 때 영어단어 5개를 주고 영작을 시켜 창의성,순발력,영어실력을 한꺼번에 평가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영어면접의 경우 원어민이 회화 가능 여부를 판단하며 최저 기준 미달자는 탈락시켰다.

GM대우,STX그룹 등도 영어 면접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영어면접에 대비,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녹음한 뒤 발음을 교정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만드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 국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브릭스 국가 대상 해외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채용시 관련 언어 가능자를 우대하는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포스코,STX에선 브릭스 언어 우수자나 지역 전문가를 채용 단계에서 우대하고 있다.

인ㆍ적성 검사의 비중이 강화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삼성이나 LG,SK 등 그룹사들은 자체 인적성 검사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고 있다.효성 등 다른 주요 기업들의 경우도 인적성 검사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사전에 인적성 검사를 받아보고 보완해야 할 점이라든지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이색 면접에도 대비해야 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황당 질문이나,심리를 자극하는 압박면접,하나의 주제를 놓고 지원자들끼리 토론을 벌이도록 하는 토론면접 등은 연습을 통해 순발력이나 발표요령을 습득할 수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