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아파트(105㎡)를 구입하면서 2억원(15년 만기 기준)을 대출받은 김영종씨(가명).

그는 요즘 대출이자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매달 월급통장에서 이자로만 115만원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은 2년 전 5.5%던 대출 금리가 2년 새 6.9%로 뛰어 올라 한 달 이자 부담이 24만원가량 불어났다.

3년 거치 기간이 끝나는 내년 11월부터는 한 달에 200만원 가까운 원리금을 내야 한다.

가처분 소득의 70%가량을 대출 갚는 데 써야 할 형편이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까도 생각했지만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강화된 대출 규제 때문에 2억원을 다시 대출받기도 사실상 어렵다.

김씨는 "아파트를 팔고 싶어도 올 들어서만 분당 집값이 1억5000만원가량 떨어진 데다 거래도 별로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금이 펀드로 빠져나가면서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이 CD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CD 금리는 추가 속등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CD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5.5%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0.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최근 들어 한 달 새에만 CD 금리가 0.16%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CD 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다음 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보다 0.11%포인트 오른 연 6.15~7.75%의 대출금리를 내주부터 적용한다.

2005년 11월 5.08~5.98%에서 2년 만에 최고 1.77%포인트(최고 금리 기준)나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CD 금리 상승분(1.55%포인트)보다 0.22%포인트 더 올랐다.

최근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인상분을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더 인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05년 7월 국민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2억원을 빌린 고객은 2년 만에 연간 354만원의 추가 이자 부담이 생긴 셈이다.

다른 은행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번 주보다 0.1%포인트가량 인상한다.

특히 외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최고 금리를 8.02%로 올린 데 이어 26일부터는 8.12%의 최고 금리를 적용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과 대출기간 등에 따라 결정되며 8%대 금리는 산술적인 수치일 뿐 이 금리로 대출받은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