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최수종과 작년에 결혼한 작곡가 겸 방송인 주영훈씨의 학력위조가 다시 이슈로 떠 오르며 고학벌 연예인들의 애환도 만만찮게 들리고 있다.

신정아씨로부터 시작된 학력위조 파문은 이제 학계, 예술계, 종교계를 지나 연예계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뜨겁게 논란이 됐던 강석, 오미희, 장미희, 윤석화 학력 파문은 최수종, 주영훈 파문에 잠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주영훈과 최수종측은 파문을 진정시키기 위해 '동생 학력이 잘못 게재됐다' '매니저 일을 봐주던 친척이 실수한 것이다'고 해명했지만 구구한 해명에 오히려 악효과가 나고 있는 형상이다.

최수종 측은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에 합격은 했으나 집안사정상 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22일 밝혔다.

또한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주영훈은 포털 사이트에 뒤늦게 정정을 요청해 빈축을 샀으며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 방송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연예인들의 학력위조가 빈번하게 된 데에는 연예인 개인의 방치와 위조가 원인이지만 대학측의 경쟁적 최고위과정 등의 개설이 한몫했다는 비판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헤럴드 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 학기 등록금만 600~700만원에 달하는 최고위 과정은 'ㅇㅇ대학원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주는데 악용되고 있으며 전도연(고려대), 심형래(고려대), 이재룡(고려대), 양금석(고려대) 등의 인물정보란에 고려대 언론대학원 졸업이라는 식으로 표기돼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등록금을 받고 학위 장사를 하고 있는 대학과 별다른 검증없이 연예인의 학력 사항을 유포하는 기획사도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위 검증이 쉽지않다고 발뺌만 하지말고 믿을 수 있는 학위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할 때이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스탠포드대학을 정상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애꿎게 학력파문의 물망에 올라 본인이 미니홈피에 해명을 하는등의 소동을 겪기도 했다.

연예계 활동을 하는데 고학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알게모르게 연예인의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동안 간과해왔던 학력검증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된 상황이며 일각에서는 마약이나 총기류 자진신고 기간처럼 일정기간동안 자신의 부풀린 학력을 자백할 기회를 주자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최근 연예인 학력 논란 뒤에는 오히려 명문대 출신 연예인들에 대한 또 다른 편견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예인 고학력과 관련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출연해 얼굴이 꽤 알려진 '재연 배우' 유지연은 뒤늦게 서울대 국악과 출신임이 밝혀지며 유명세를 탄 경우다.

유지연은 한 토크쇼에 출연해 "대학 동문 출신의 감독이나 선배들로부터 '창피하니까 차라리 활동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상처받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또한 SBS '야심만만'에 출연해 '고교시절 전국 인문계 상위 1%였다'고 밝혀 화제가 된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 연기자 고주원은 "신인시절 '얼굴 믿고 저러나, 공부나 계속 하지'라는 말이 마음 아프게 했다고 과거를 회상 하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성시경, 이적, 김태희 등 많은 스타들이 데뷔초 주목 받은 이유는 누가 뭐래도 고학벌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리고 박진영, 안재환, 서경석 등도 명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주목받지 않았는지 물어볼 일이다.

지난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김주하앵커가 말미에 던진 말이 새삼 기억에 남는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 인정받고 있다면 이 사회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