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과적 차량이 많이 지나는 서울 XX대교. 어느 날 다리의 주요 포인트에 설치된 여러 개 센서가 미세한 균열과 중심축의 불균형이 생긴 것을 탐지하고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감지한다. 이 사실은 실시간으로 주요 기관에 통보돼 시공사와 관계당국은 지체 없이 다리 출입을 통제하고 보수 공사에 들어가 제2의 성수대교 참사를 예방한다.

#장면2:와인을 좋아하는 김 과장은 할인점에서 와인을 고를 때 휴대폰을 사용한다. 와인 병에 부착된 전자태그(RFID)에 RFID 리더(판독기)가 내장된 휴대폰을 갖다 대면 와인 생산지,제조 연도,맛의 특징 등 제품 정보가 나타난다. 김 과장은 여러 제품에 휴대폰을 들이댄 후 아내가 좋아할 것 같은 제품을 고른다.

이르면 2008년 이런 모습이 일상화된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2006 RFID 및 USN(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사업결과 설명회'를 갖고 RFID 적용 사례를 시연했다.

RFID/USN은 정통부 'IT839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RFID는 소형 칩과 안테나로 구성된 태그를 사물에 부착,고유 주파수를 통해 사물을 인식한다. USN은 식수원 수질 모니터링,하천 유량 및 기상 계측 시스템 등 공공관리 부문의 핵심이다.

RFID는 물류,제조 분야의 생산 및 재고 관리,금융,의료 등 사회의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인 가격 문제도 거의 해결됐다. 2004년 개당 2000원대이던 RFID 가격은 2006년 말 200원대로 떨어졌다.

국방부 등 관계 부처가 이날 설명한 국방 탄약 관리,감염성 폐기물 관리 등 4개 본사업 내용에는 중 재미있는 게 많다. 군복무 경험이 있는 남자라면 떠올릴 수 있는 '탄약고 경계근무'를 대신할 만한 기술이 바로 탄약 관리다. 사람의 출입,탄약불출 및 보급,추적이 일괄적으로 RFID/USN에 의해 이뤄지고 이를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성 폐기물과 같은 위험물질을 수작업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입고 출고 운반 인계 등 모든 절차를 RFID/USN이 대체한다.

6개 시범 사업은 모바일 RFID,식품안전정보관리 시스템 등이다. 식품안전정보관리 시스템이 장차 확산되면 주부가 채소 등 신선식품의 유통 기한을 일일이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모바일 RFID 휴대폰을 갖다 대면 유통 기한이 얼마나 됐는지,생산지와 유통 이력은 어떤지 등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정통부는 올해부터 RFID 본사업과 USN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