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장한 '사이판 월드리조트'가 올해 말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해외부문에서 어느 정도 노하우를 쌓은 만큼 괌에 복합 주거타운을 건립하는 등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 후속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조대호 월드건설 사장(39)은 26일 "해외사업은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을 타깃으로 해야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괌 프로젝트 외에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부동산 개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드건설은 해외시장에 일찍 눈을 떠 1994년 중국에 진출했다가 외환위기로 사업을 접었다.

이때의 실패가 교훈이 돼 2003년 일본 업체로부터 인수한 호텔을 리모델링해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개장하는 등 중견 업체로서는 드물게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디벨로퍼' 방식의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너인 조규상 회장(67)의 맏아들인 조 사장은 "해외사업 확대와 함께 올해 국내 주택시장에서 지난해(2500여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600가구를 공급하는 등 공격경영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는 '중견 건설사'란 딱지를 떼고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데.

"1994년 중국 베이징에 지사를 설치했다가 외환위기 때 철수했던 것이 벌써 10여년 전이다.

2003년 사이판 월드리조트 사업을 계기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괌에서는 수년 전부터 복합 주거타운 건립을 준비 중이며,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이미 2∼3년 전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제까지 200억∼300억원가량을 투자해 토지 매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당시 일본계 소유였던 다이아몬드호텔을 1000만달러에 인수해 2년여간 2000만달러를 들여 리모델링한 것이다.

지난해 3월 개장 이후 작년 말까지 관광객 수가 4만명에 달해 총 1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안베이와 비슷한 워터파크 건립 등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이르면 올 연말부터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

-해외시장에 일찍 진출했는데 원칙이 있다면.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은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디벨로퍼로서 해외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 없이 해외에 나가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하나의 원칙은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인·허가 절차의 투명성이 높은 데다 사업이 실패해도 최소한 사업 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

동남아 등은 투자리스크 관리가 아직 힘들기 때문에 차후에나 진출을 생각해 보겠다."

-올해 주택공급 계획은.

"전국에서 모두 56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7월 경남 울산시 북구 매곡동에서 2779가구(34∼58평형)를 자체 사업으로 분양한다.

창사 이래 가장 큰 자체 사업이다.

공사비를 받아 아파트만 지어주는 도급공사에 비해 자체 사업은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지만 '월드메르디앙'이라는 브랜드의 높은 인기와 신평면 개발 등에서 앞선 기술을 갖고 있어 자신 있다.

내년에는 자체 도시개발사업으로 평택 평화신도시와 소사벌 택지지구 사이에 위치한 동삭 및 모산지구에서 40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현재 지구지정을 위한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주택사업 비중이 너무 높다는 평가도 있다.

"사실이다.

대부분의 중견 업체들이 그렇듯이 주택 비중이 거의 100%에 육박해 정책 리스크 등에 취약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조금씩 사업구조가 달라질 것이다.

플랜트 등 토목사업보다 건축분야 쪽에 먼저 진출할 생각이다.

건축부문에서 올해 5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의 수주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작년 전체 매출이 625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사업 비중도 높여갈 생각이다."

글=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사진=양윤모 기자 yoonm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