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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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팽창, 원심력은 우주론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도시도 기업경영도 인간 삶도 마찬가지다.

약 138억 년 전 빅뱅 후, 우주는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팽창하면서 우주는 점점 냉각되고, 에너지가 높은 입자들은 서로 결합하여 원자를 형성했다. 수소와 헬륨이 가장 흔한 원자였다. 원자들은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겨 덩어리를 형성하면서 점점 더 커지고 밀집한다.

반면에 덩어리의 중심부는 엄청난 압력과 온도에 도달하며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었다. 핵융합 반응은 가벼운 원자핵을 결합하여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며,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팽창한다. 지구 등 별의 내부온도가 너무 뜨거워 팽창력이 크면 폭발하고, 끌어당기는 중력이 너무 크면 수축하여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로 진화한다.

원심력은 회전 운동을 하는 물체가 중심축 방향으로 밀려나는 힘이다. 지구 등 행성은 중력에 의해 태양 주위를 도는 동시에, 원심력에 의해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려 한다. 만약 중력이 더 강하다면, 행성은 태양에 빨려 들어가게 되고 반대로, 원심력이 더 강하다면, 지구 등은 태양에서 멀리 날아가게 된다. 행성 궤도는 중력과 원심력의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팽창과 끌어당기는 중력의 조화로운 작용을 통해 별이 탄생했고 원심력으로 우주 질서를 유지한다. 별은 우주 진화의 중요한 요소이며, 우리 삶의 근원이다.
돌탑을 쌓는 일도 균형을 잘 잡아야 넘어지지 않는다/unsplash
돌탑을 쌓는 일도 균형을 잘 잡아야 넘어지지 않는다/unsplash
기업은 대내외환경 등 변화에 따라 성장과 위험 관리를 위해 다각화(분산)와 집중 전략을 수시로 선택한다. 문어발식 확장을 하다가 대내외여건이 안 좋다고 판단하면 핵심역량이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만 남기고 매각한다. 때로는 다각화와 집중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기업도 팽창과 중력 그리고 원심력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인간 삶도 마찬가지다. 중용(中庸)은 어떤 일에서도 지나치지 않고 절도를 지키는 의미다. 가운데가 아니고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맹자는 '중용'을 "욕망을 마음대로 하지 않고, 도를 벗어나지 않으며,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균형(均衡, balance)은 여러 요소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함을 말한다. 예술, 과학, 자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한다.

한없이 팽창하는 욕심과 욕망의 본능을 이성으로 끌어당기지 않으면 폭발하거나 산속 스님처럼 무소유로 살아야 한다. 속세 인간은 본능과 이성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팽팽한 원심력을 유지해야 한다. 공자 말씀 중 백미는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다.

필자는 이 말을 공부를 70세까지 하고 수양하면 비로소 유전자에 설계된 본능을 따르지 않더라도 불편함이 없다고 재해석한다. 끝없이 욕망을 추구하는 본능과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이성 그리고 하이브리드(hybrid) 상태의 원심력을 유지하는 일이 우주 원리와 같다. 죽을 때까지 매일 공부하고 수양해야 하는 이유다.

▲ 팽창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서울, 수도권은 사실상 대한민국이다.

서울은 뜨거운 에너지로 팽창하고 수도권 주변도시를 품으며 적절하게 균형점을 찾아 메가시티 서울이라는 아름다운 별을 만드는 중이다. 이미 수도권에 돈과 사람 그리고 기업이 몰려있다.

한국인은 2022년 기준 91.9%가 도시에 산다. 산업화 이후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편의시설 활용에 유리하여 도시로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 경기도, 인천을 합하여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수도권이라 한다. 2023년 11월 기준 수도권에 서울 960만 명, 경기도 1,340만 명, 인천 300만 명 등 모두 2,600만 명이 거주한다. 한국 전체인구의 50.8%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한국 상장 기업의 84.4%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은 90.3%에 달한다. 또 2022년 기준 GRDP는 서울 486조 원, 경기도 547조 원, 인천 105조 원으로 수도권 1,138조 원으로 한국 GDP(GRDP합계액과 비슷)의 52.6%에 달한다.

▲ 서울 연담화(連擔化)와 행정구역

도시연담화(conurbation)는 도시가 확대, 팽창되면서 맞닿는 다른 행정구역의 시가지와 맞닿는 것을 말한다. 서울연담화는 서울을 중심으로 인구 팽창, 수도권의 교통망 발달, 경제 활동 집중 등의 요인으로 경기도 접점 지역 간 행정구역 경계가 중첩되어 서울과 경계도시가 사실상 하나의 도시화한다.

행정구역은 주민과의 접근성 및 행정 서비스 제공 효율성, 지역의 역사, 문화, 경제, 사회적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행정업무 수행에 효율적인 설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행정구역은 주민보다 행정서비스 공급자인 행정부, 지자체 행정편의 위주로 경계선(線)이 그어졌다.

매일 178만 명이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며 출퇴근하며 1 가구 2.3명 가족 기준으로 약 409만 명이 같은 생활권, 같은 문화권, 같은 교통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선하나에서 오는 격차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시민들의 요구로 '서울편입'이라는 시민운동이 촉발한 이유다.

같은 생활권이면서도 행정구역 불일치에서 오는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시민편의 중심의 메가시티서울 편입은 행정구역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당연한 시민의 권리다.

▲ 메가시티(Mega City)는 세계적 추세

고양시서울편입추진위원회 작성
고양시서울편입추진위원회 작성
메가시티는 는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을 합쳐 메가 리전(Mega Region)이라고도 일컬어진다. 2018년 현재 세계에는 33개의 Mega City가 존재하며, 2030년에는 43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Mega City, Mega Region, Global City Region, Mega City Region, Metropolitan 등으로 다양한 용어로 사용한다. 메가시티 서울(Mega City Seou) l은 서울을 중심으로 주변도시가 합쳐지는 것을 말하여 축약하여 메가서울 이라고도 부른다.

▲ 서울편입과 수도권재편

박대석 작성
박대석 작성
고양시를 예를 들면, '서울편입'은 고양시를 경기도에서 제외하고 서울특별시에 편입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간 관할구역 변경'에 해당(지방자치법 제5조)한다.

이와 달리 일부가 주장하는 '수도권재편'은 서울특별시를 서울특별도(都)로 수도서울의 성격을 바꾼 후, 고양시 현재의 성격(행정조직 및 권한)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구(區)가 아닌 고양자치시로 소속시키는 방식이다.

서울편입은 행정구역 조정만 하면 돼 신속하게 추진이 가능하고, 받아들이는 서울시도 서울 확장 편입으로 거부감이 없고, 편입도시가 바로 서울과 같은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수도권재편은 수도서울의 성격을 바꾸는 일로서 서울은 물론이고 국회 동의를 받기 어려워 합의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 수도권재편 후 고양자치시는 변경 전 고양시와 다를 바 없어 시민으로서 실질적인 교통 등 행정서비스의 질이 개선하는 효과가 없다. 일본의 도쿄도에서 증명된 사례다.

수도권재편은 행정 기득권 층의 행정구조 및 행정권을 유지하려는 행정편의 잔재다. 다만 수도권재편은 서울편입 후에 장기적으로 메가시티서울의 효율적인 교통, 공간배치 등 균형을 이루기 위하여 다루어야 할 과제로 일의 선후(先後)를 가려할 일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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