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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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 2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비에트 연합(소련)의 대통령직을 공식 사임했다. 다음날인 26일 소련최고회의는 15개 신생 독립국의 독립을 공식 승인하며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다. 한때는 세계 최강국 중 하나를 상징했던 망치와 낫이 그려진 붉은 깃발은 그렇게 크렘린 상공에서 내려왔다.

101개 인종(주요 인종 10여 개)의 다민족을 러시아의 빈약한 경제가 연합 형태로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47년부터 시작한 미·소냉전체체는 싱겁게 54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최근 한국 머리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 3 나라 독재권력이 버티기 힘들어 보인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이제 더 이상 폐쇄적인 왕국위에 '전체주의' 군주가 호령하는 시대가 지속하기는 어렵다.

특히 북한이 지금까지 왕조체제로 버틴 일은 불가사의다. 전체주의란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을 강조하면서 독재자 권력이 국민의 정치생활은 물론, 경제·사회·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전면적이고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한다. 최근 세 나라의 독재 권력 위기 상황을 볼 때 소련의 붕괴처럼 북·중·러가 머지않아 동시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는 이 거대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박정희 정부 산업화 이후 비약할 만한 대한민국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붕괴 시그널은 무엇이고 한국은 무슨 대비를 해야 할까?
구글지도 캡처
구글지도 캡처

▲ 러시아 붕괴 조짐

러시아 붕괴론은 1991년 소련 붕괴로 수립된 러시아 연방이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붕괴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 여러 민족 사이에서 크고 작은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이 이론이 더 확산되었다.

실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도 더할 수 도 없는 진퇴양난이다. 어떤 결과이던 푸틴 권력은 사라지고 러시아 역시 점진적으로 세력이 축소, 붕괴할 전망이다.

▲ 중국 붕괴 조짐

1인 독재의 내부적 모순을 원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국공산당 통치는 1) 고도의 경제성장, 2) 강력한 프로파간다, 3) 막강한 물리력을 통해서 만 유지된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0% 성장해 지난해 초 정부가 밝힌 목표(5.5% 안팎)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사실상 중국의 고속성장은 멈추었다. 고속성장 없는 프로파간다는 지속되기 어렵다.

여기에 부동산 버블, 높은 부채비율은 물론이고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세계공장 역할은 사라졌다. 급기야 시진핑은 사회주의 이념을 실현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포기했다. 유일한 생명선처럼 고수한 대만에 미국이 노골적으로 4,400억 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이 대놓고 중국의 아픈 곳을 건드릴만큼 시진핑 권력 상황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중국은 한족(漢族)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그마한 외부 충격으로도 신장지구, 티베트, 만주 등 4개로 쉽게 분할될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 역사를 보면 통일 왕조보다 분열이 시간이 더 많았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내부모순이 고속성장으로 덮어가던 시대는 서서히 끝나고 한족 세력 축소, 붕괴 등 변화가 예상된다.

▲ 북한 붕괴는 중국과 러시아 붕괴로 촉발

북한은 식량 및 자원고갈, 강압 통치 등 고질적인 내부적인 요인보다 중국과 러시아의 붕괴 과정 등 외부적인 충격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많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북한을 음양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었으나 자신들의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더 이상은 힘들다.

결국 북한도 자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려 김정은 정권의 체제 붕괴는 중국과 러시아 몰락이라는 외부 상황으로 일찍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 나토(NATO) 이상의 상시 방어 체계 구축, 중국 세계공장 역할 대신

중국과 북한은 내홍을 무마하기 위하여 대만이나 한국을 동시에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즉각 대응할 나토이상의 방어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에 한국과 대만 그리고 베트남 참여하는 '헵타곤(heptagon, 칠각형, 필자명명)'방어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그동안 해온 세계 공장 역할을 한국과 대만 베트남이 대신하도록 미국과 유럽이 적극 지지하도록 미국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 윤석열 정부는 대북협상 전권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의 핵 실험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이 채택되어 시행 중이고 미국도 독자적으로 강력한 행정 및 법적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 사실상 북한 제재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풀어주는 대북협상 전권을 윤석열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받아 내야 한다.

대북협상전권을 쥐게 되면 북한 김정은은 미국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대화를 하게 된다. 대북협상 주도권은 윤석열 정부가 가지게 되며, 한국은 북한에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실질적인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구체적이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협력을 넓혀 나갈 수 있다. 자연스러운 남북통일의 기반을 닦는 일이다.

▲ 남북이 만주 고토회복과 극동 러시아 진출도 가능해진다.

만주

주류 역사학계 주장과 달리 고조선의 수도는 북경의 동쪽에 있는 진황도시 인근이 정설이다. 한민족은 9개 부족을 거느린 동아시아 최초의 제국이고 만주 등을 아우르던 대륙의 DNA를 가진 민족이다. 만주는 예맥족 등 한민족의 터전이다. 만주는 6,761억 평 면적에 내몽골 자치구와 동북 3성에 약 1억 2,887만 명이 살고 있다. 이중 조선족은 약 3백만 명 수준이다.

남북이 협력하면 한민족의 고토를 회복할 기회가 생긴다. 중국의 역사는 고구려를 포함한 북방민족과 기나긴 투쟁이었다. 역사의 반복 순환과정에서 한민족이 만주를 다시 찾으면 동북아시아에서 인구 1억 명 이상과 더불어 영토크기에서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항구적인 자주평화의 길이 열린다. 멋진 일이고 몽상이 아니다.
러시아 극동지역

러시아의 극동지역은 북쪽으로 북극해에서 남으로는 중국, 동으로는 태평양, 서쪽으로는 시베리아에 걸쳐있다. 면적은 620㎢(러시아 영토의 37%)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으로 면적은 우리나라 남북한 면적의 약 30배에 달한다.

인구는 러시아 전체 인구의 약 10%인 1,000만 명 정도이다. 이 지역은 풍부한 목재와 발전 잠재성 있는 강들이 흐르고 있으며, 러시아 전체 어획량의 60%가 극동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극동지역에서 농업생산이 가능한 지역은 기후가 비교적 온난한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수란 박사는 2005년 11월에 ‘코리아 선언’을 통하여 급격한 인구감소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러시아를 구하기 위하여 한국과 러시아가 극동(시베리아) 지역에 공생(共生)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수란 박사는 왜 한국과 한국인을 특정했을까?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한국인들은 근면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신앙에 대한 편견이 없으며, 둘째, 한인들은 다른 민족에 흡수되는 것을 거부하는 동시에 자신들도 다른 민족을 흡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것과 같은 우려가 없고, 셋째, 남북한을 합할 때 극동 시베리아의 개발에 필요한 숙련된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남한은 효율적이고 하이테크 경제이다.
또한 수란 박사는 극동 시베리아 지역을 오로지 한민족에게만 문호를 개방하고 한민족과 러시아인의 공생 국가 창설을 제안했다. 물론 러시아인 전체가 다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참고할 만한 말이다. 러시아 붕괴 시 협상력을 발휘하여 한국이 항구적으로 조차 사용 가능하다.
북중러의 몰락 조짐이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붕괴는 준비하지 못한 한국에게 오히려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등이 철저히 예상 시나리오를 검토하여 준비해야 한다. 미국, 일본과 더불어 북중러의 경착륙이 아니라 연착륙을 시켜야 한다.

한국 역시 북한 몰락에 대비하여 막대한 통일 기금도 확보해야 한다.

필자는 매일 출근길 중간거리에서 내려 약 3km를 걷는다. 한 여름이지만 작은 풀잎, 벌레소리에서도 가을이 다가옴을 알 수 있다.

북중러의 동시 붕괴 가능성이 위대한 대한민국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윤석열 정부의 선견지명과 사전 대처에 한국의 운명과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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