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준공 이후 보존등기 직전에 이루어진 수분양자의 계약 해제
부동산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하려는 수분양자의 시도가 늘고 있다. 사소한 하자만으로는 분양계약해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무상으로는 분양계약에서 정한 “준공일자 지연”이 단골 해제사유로 등장한다. 때문에 예정준공일을 앞두고 분양회사와 수분양자간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한다. 준공지연으로 계약해제당하게되면 어마어마한 손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분양회사로서는 약정 준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막바지 마무리공사에 박차를 가하게 되고, 반면 수분양자는 약정 준공일자를 지나 최대한 빨리 계약해제를 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계약해제를 이유로 분양대금반환을 청구하는 다음 사건에서도 양측간 치열한 신경전을 엿볼 수 있다. 필자는 피고인 분양회사를 대리하여 원고의 계약해제주장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는데, 필자가 작성제출한 답변서 중 관련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중략>
나. 입주지연과 관련한 해제주장에 대하여

(1) 계약해제통고 이전에 건물 준공되어 해제권이 소멸하였습니다
(가) 우선, 입주지연안내, 입주안내, 서울시 00구 00동 000-5외 3필지 000타워 제12층 제000호(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함)의 준공(사용승일), 원고의 계약해제통고 과정을 시간순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022. 7. : 입주예정일
- 2022. 8. 29.경: 입주지연 안내문을 통해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준공이 늦어져 입주예정일이 변경되었고, 2022. 9.말경 준공접수 예정임을 통보(을1)
- 2022. 9. 23. : 입주지정기간은 2022. 10. 29.부터 2022. 12. 12.까지이며, 이 기간은 해당 관청 건물 보존등기 여부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을 통보(을2)
- 2022. 11. 18. : 이 사건 건물 사용승인(준공) (을3, 갑6)
- 2022. 11. 22. :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을 알리고 입주지정기간을 11. 30.부터 2023. 1. 13.까지로 변경하여 통보(갑6)
- 2022. 11. 24. : 원고가 계약해제통고 발송
- 2022. 11. 25. : 이 사건 건물 소유권보존등기(을4)
- 2022. 11. 28. : 원고의 통고서 피고회사 도달(갑8, 갑9)
- 2022. 12. 7. : 입주 지정기간 변경안내 발송(변경된 입주지정기간 2022. 12. 15.부터 2023. 1. 28.까지) (을5)

(나) 원고가 해제권을 행사하기 전인 2022. 11. 18.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하였는바, 사실상 입주가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다만, 입주와 함께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함께 이행해주기 위해 보존등기 이후로 입주지정 기간을 넉넉히 하여 변경 통보한 것인데,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준공 사실을 알게 되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2022. 11. 24.자로 피고에게 입주지연을 이유로 뒤늦게 계약해제통고를 한 것입니다.
*** 원고는 표면적으로는 입주지연을 이유로 해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상 계약체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변심하여 계약을 유지할 마음이 없었던 차에 입주가 3개월 지연되는 시기를 기다리던 중 이 사건 건물이 완공되자 다급하게 해제통고를 한 것입니다.

(다) 관련 법리
민법 제461조는 “변제의 제공은 그때로부터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면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채무자가 이행을 제공한 이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약정해제권은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해제사유를 정하는 것으로 그 발생원인에 있어 법정해제권과 구별이 되고, 또한 해제권의 행사방법이나 효과에 관하여도 당사자가 별도로 약정할 수 있으므로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나, 그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해제권에 관한 민법 규정 중 법정해제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규정(제544조, 제545조, 제546조, 제551조)을 제외한 나머지 규정이 보충적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해제권의 행사방법, 효과, 해제권의 소멸 등에 관한 민법규정은 약정해제의 경우에도 적용되고, 이에 따라 해제권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면 지체된 채무가 정기행위와 같이 기한의 준수가 중요한 의미가 있어 이행지체로 말미암아 채권자가 계약관계에 구속될 이익이 없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제권이 소멸한다고 할 것입니다(참고자료 서울고등법원 2012. 11. 27. 선고 2011나86913, 2011나86920(병합) 판결 참조).

(라)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데,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약정해제권도 실질적으로는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해제라고 볼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 제3항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입주할 수 없게 될 때 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은, 3개월을 초과 하여 그 입주를 지연시키는 상태가 계속 중인 경우에 한하여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3개월을 초과하여 입주를 지연시켰다고 하더라도 그 후 피고의 적법한 이행제공으로 그와 같은 상태가 종료되었다면 원고가 더 이상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결국, 2022. 11. 18. 이 사건 건물의 완공으로 사용승인되어 입주 가능하게 되었는바, 원고들의 해제권은 2022. 11. 18.자로 소멸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 따라서, 원고의 2022. 11. 24.자 해제의사표시 내지 소장 부본 송달에 의한 해제의사표시는 이미 소멸한 해제권을 행사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2) 원고의 이 사건 분양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는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습니다
채권자가 해제권을 갖는 경우에도 그 해제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따라야 하고 신의칙에 반하는 계약해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참고자료 서울고등법원 2010나 2079호, 대법원 2010다60790호 각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당초 입주예정일보다 3개월 이상 입주지연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 분양계약의 해제를 통고한 시점(2022. 11. 24.)은 준공일(2022. 11. 18.) 이후이고, 피고에게 해제의사표시 도달(2022. 11. 28.)하기 전인 2022. 11. 25. 소유권보존등기까지 완료됨으로써, 잔금만 준비하면 얼마든지 입주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피고는 입주지정기간을 최종적으로 2022. 12. 15.부터로 변경함으로써, 수분양자들에게 잔금마련, 이전등기, 중도금대출금 상환 및 이자납부, 인테리어 공사 진행 등 입주절차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참고로, 이 건 분양계약서 제13조 1항에서 「입주기간은 “갑”이 지정하는 날(이하 입주지정일이라 한다)로부터 45일간(이하 입주지정기간이라 한다)으로 하며 “갑”은 입주지정일을 정하여 최소 30일 이전에 서면으로 “을”에게 통보한다.」라고 기재된 이유 역시 수분양자들에게 입주절차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기에, 이에 따라 준공일(2022. 11. 18.)로부터 약 30일 이후인 2022. 12. 15.로 입주지정일을 최종 변경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고가 입주지연을 이유로 해제권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해제권을 행사할 시점에 이미 입주 가능한 상태임을 예상했으면서도 입주지연을 이유로 하여 해제의사표시를 한 것은,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분양계약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3) 이행제공 및 최고가 없었습니다
또한, 쌍무계약인 이 사건 분양계약에 있어서 원고는 자신의 반대급부인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을 최고하지도 않았는바, 해제권 행사는 부적법합니다.
<중략>


신의칙 위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참고자료로 첨부된 서울고등법원 2010나 2079호, 대법원 2010다60790호 판결은, 준공인가를 마친 후 이전등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루어진 수분양자의 계약해제권행사는 신의칙 위반일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판단한 사건이었다.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60790 분양대금반환
원심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수적이지 않는 채무의 불이행이 있더라도 이러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채권자가 해제권을 갖는 경우에도 그 해제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따라야 하고 신의칙에 반하는 계약해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 등기의무의 지연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로서는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지연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나아가 원고에게 해제권이 인정되더라도,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계약해제는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계약해제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 서울고등법원 2010. 7. 1. 선고 2010나2079 분양대금 반환
☞ 위 대법원 판결의 원심판결
1. 기초사실
○ 피고는 2000. 3. 9. 재건축조합 설립허가를 받아 부천시 원미구에 아파트 및 상가를 재건축하는 사업을 시행하였는데, 원고가 2008. 10. 27. 피고와 사이에 위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의 가동 501호 점포(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를 대금 372,183,000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이 사건 분양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입점예정일: 2008년 12월 중(공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으며 추후 개별통보함)
제3조(소유권 이전)
1. 피고는 건물의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여야 하며, 공부정리가 완료된 즉시 원고에게 통지하고, 원고는 소유권이전 신청이 가능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분양대금 및 기타 납부액을 완납하고 소유권이전을 원고의 비용으로 완료하여야 한다.
4. 천재지변 또는 피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지 아니한 행정명령, 공부 미정리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소유권이전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 원고는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제5조(계약해제)
3. 원고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입점예정일로부터 3월 이내에 입주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단, 천재지변 또는 피고의 귀책사유와 관계없는 행정명령 등의 불가항력의 사유로 인하여 입점이 지연된 경우에는 원고는 피고에게 본 계약의 해제를 요구할 수 없다.
2. 원고는 피고 측이 인정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사정으로 인하여 본 계약을 스스로 해제할 수 없다.
제10조(권리, 의무의 승계)
원고의 분양권 양도·양수로 인한 권리의무의 승계는 피고가 요구하는 제반서류를 구비하여 피고의 서면 승인 및 날인을 득한 후 승계할 수 있으며, 이때 승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양도·양수인이 연대하여 책임지며, 원 분양계약서에 권리의무 승계계약서를 합철하여 권리의무 승계 내역을 기재 후 보관한다.
○원고는 이 사건 분양계약에 기하여 피고에게 계약금으로 2008. 10. 27. 에 3,000,000원과 2008. 10. 28. 에 71,436,600원을 지급하였고, 중도금으로 2008. 11. 28.에 74,436,600원을 지급하였다.

[준공 및 등기]
○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2008. 12. 1.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고 2008. 12. 12. 부천시장이 이 사건 상가에 관해 준공인가를 하였다.
○부천시장은 위 준공인가 당시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통보하였다.
준공인가 후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주택법」에 의한 제반절차 이행(등기촉탁, 조합의 청산 및 해산, 관리업무 및 그에 따른 제반서류 인수인계 등)에 만전을 기하여 주시고, 「지방세법」 및 「부동산 등기법」 규정에 의거 준공인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취득세 자진신고 및 등기신청을 하여 주시고, 아울러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65조 규정에 의거 신규 설치되는 무상귀속 정비기반시설의 토지는 부천시 명의로 지목별 등기를 완료하여 제출하기 바랍니다.
○위 준공인가 무렵부터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이 자신들의 점포에 입점하거나 이를 타에 임대하여 2009. 7.경까지 입점률이 약 60%에 이르렀다.
○원고 역시 위 준공인가 무렵, 부동산중개업소에 이 사건 점포를 임대 목적물로 내놓거나 피고의 분양대행사 직원 오 과 이 사건 점포의 임대에 관해 상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상가의 관리처분계획상 수분양자에 포함되어 있었던 강 외 6인이 위 준공인가 직후 분양신청을 철회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08가합9357호로 현금청산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2009. 6. 1. 피고가 강 외 6인에게 소정의 청산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었다.
○그 후 피고는 2009. 6. 5. 위강 외 6인에게 위 조정 결과에 따른 청산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상가 중 그들이 분양신청을 하였던 점포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데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위 강 외 6인으로부터 교부받았다.

○그 후 피고는 2009. 7. 10. 부천시장에게, 위 강 외 6인을 조합원명단에서 삭제하고 확정측량에 따라 대지지분을 변경하는 등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신고를 하였고, 부천시장이 2009. 7. 13. 위 신고를 수리하였다.
○당시 시행되고 있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만 한다) 제54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는 준공인가 고시가 있은 때에는 지체없이 대지확정측량을 하고 토지의 분할절차를 거쳐 관리처분계획에 정한 사항을 분양을 받을 자에게 통지하고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시행자는 위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지 및 건축물의 소유권을 이전하고자 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공보에 고시한 후 이를 시장·군수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 이에 따라 피고가 2009. 7. 17. 경위와 같은 도시정비법 제54조 제2항 소정의 이전고시를 부천시장에게 의뢰하였고, 부천시장이 2009. 7. 27. 그 이전고시를 하였다.
○피고는 건축물관리대장 생성 등의 절차를 거쳐 2009. 8. 21.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분양계약의 해제]
○위와 같이 강 외 6인과 피고 사이의 소송에서 2009. 6. 1. 조정이 성립되었는데, 그로부터 약 1개월 후인 2009. 7. 8.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의 잔대금을 지참하여 2009. 7. 13. 피고를 방문할 것이니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하라는 통고서를 발송하였고, 그 통고서가 2009. 7. 9.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통고한 2009. 7. 13. 이 사건 분양계약의 잔대금 223,309,800원을 지참하고 피고를 방문하여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2009. 7. 13. 당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09. 7. 10. 부천시장에게 강 외 6인을 조합원명단에서 삭제하는 등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신고를 하고 부천시장이 2009. 7. 13. 위 신고를 수리하였으나 아직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때이어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수 없었다.
○그러자 원고는 다음날인 2009. 7. 14. 피고에게 위 잔대금을 지참하여 2009. 7. 20. 다시 피고를 방문할 것이고, 그때까지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이 사건 분양계약을 자동해제한다는 최고서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고, 그 우편이 2009. 7. 15.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9. 7. 14. 원고에게,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 등 절차를 밟아 이 사건 상가의 소유권보존등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2009. 8.중에는 소유권이전등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등기 전이라도 분양권 전매 및 권리의무 승계가 가능하다고 회신하였다.
○원고는 2009. 7. 20. 다시 위 잔대금을 지참하고 피고를 방문하였는데, 당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09. 7. 17. 경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를 부천시장에게 의뢰하여 부천시장이 2009. 7. 27. 그 이전고시를 하기 이전이어서, 피고가 역시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수 줄 수 없었다.
○그러자 원고가 위와 같은 2009. 7. 20.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통고서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고, 그 우편이 2009. 7. 21.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상가의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여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원고에게 이전해 줄 의무가 있음에도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한 잔대금의 이행제공을 하면서 2009. 7. 20.까지 위와 소유권이전 의무를 이행할 것을 최고하였음에도 피고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09. 7. 20. 자 통고서가 2009. 7. 21. 피고에게 도달하였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분양대 금 합계 148,873,2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법정해제의 본래 취지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 계약이 처음부터 체결되지 아니한 것으로 하여 채권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수적이지 않은 채무의 불이행이 있더라도 이는 계약의 목적 달성에 영향이 없는 것이어서, 이러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해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채권자가 해제권을 갖는 경우에도, 그 해제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따라야 하고, 그러한 신의칙에 위반되는 해제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

나.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9. 7. 8.부터 잔대금을 지참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다가 2009. 7. 20.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는바, 그 무렵의 상황을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을 제6호증의 기재, 당심증인 오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는 피고가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여야 하고, 소유권이전 신청이 가능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고가 분양대금 및 기타 납부액을 완납하고 원고의 비용으로 소유권이전을 완료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경우, 원고가 피고에게 잔대금의 이행제공을 해야만 피고의 이행지체가 인정되는 것이므로, 피고가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지 않아 이 사건 점포에 관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것이 지연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잔대금의 이행제공을 할 때까지는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의 지연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분양계약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기로 하는 것이고,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는 입점예정일을 2008. 12. 중으로 하면서 공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2008. 12. 12. 부천시장이 준공인가를 하였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이 자신들의 점포에 입점하거나 이를 타에 임대하여 2009. 7.경까지 입점률이 약 60%에 이르렀으며, 원고 역시 위 준공인가 무렵 부동산중개업소에 이 사건 점포를 임대 목적물로 내놓거나 피고의 분양대행사 직원 오. 과 임대에 관해 상담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는 원고가 그의 수분양권을 피고의 승인을 받아 양도할 수 있다고 하였고, 피고는 2009. 7. 14. 원고에게 등기 이전이라도 수분양권 전매 및 권리의무 승계가 가능하다고 회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상가에 관해 입점예정일에 어긋나지 않게 준공인가가 이루어졌고, 그 준공인가 무렵부터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이 자신들의 점포를 사용·수익하거나 그 수분양권을 양도하여 기존에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계약금과 중도금을 회수함에 별다른 장애사유가 없어, 원고로서도 피고에게 잔대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사실상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고,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점포의 수분양권을 양도하여 기존에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계약금과 중도금을 회수할 수 있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지 않아 이 사건 점포에 관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것이 지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의 지연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점은 원고가 2009. 7. 8.부터 잔대금을 지참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다가 2009. 7. 20.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을 당시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2008. 12. 12. 부천시장이 준공인가를 하였으므로 그 이후 피고가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를 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수 있었다고 할 것인데, 위 준공인가 직후 이 사건 상가의 관리처분계획상 수분양자에 포함되어 있었던 강 외 6인이 분양신청을 철회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현금청산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2009. 6. 1. 위 소송에서 조정이 성립되자 피고가 위 강 외 6인을 조합원명단에서 삭제하는 등의 관리처분계획 변경신고를 하고 2009. 7. 13. 그 신고가 수리되어 2009. 7. 27.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가 이루어지면서 2009. 8. 21. 이 사건 상가에 관해 피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2009. 7. 8.부터 잔대금을 지참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다가 2009. 7. 20.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을 당시에는, 강 외 6인과 피고 사이의 소송에서 조정이 성립되어 2개월 정도만 지나면 피고가 도시정비법 제54조 소정의 이전고시를 하고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점은 원고로서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5) 또한 위에서 본 바에 의하면, 강 외 6인이 분양신청을 철회하고 피고를 상대로 현금청산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이전고시가 지연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상가 혹은 이 사건 점포 자체에 건축상의 하자나 권리상의 하자가 존재하여 위 이전고시가 지연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다. 이상에서 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준공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지 못하면서 2009. 7.경 원고가 잔대금의 이행제공을 한 이후에도 그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지 못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지연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어서,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의 지연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상가의 준공인가가 입점예정일에 어긋나지 않게 이루어진 이후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잔대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사실상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고,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점포의 수분양권을 양도하여 기존에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계약금과 중도금을 회수할 수 있어,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손해를 입게 되는 것도 아니고, 2개월 정도만 지나면 피고가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수 있음을 예상하면서도, 그러한 2개월이 지나기 전에 잔대금의 이행제공을 한 후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의 지연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서, 이러한 원고의 해제는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위 참고판결 사건에서 필자는 분양대금 반환을 구하는 원고를 대리했는데, 원고와는 대학 법과대학 동기관계였다. 때문에 단순히 소송대리 뿐 아니라 계약해제부터 관여하면서 분양잔금 2억여원도 지참하여 이행제공하고 법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간으로 최고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분양대금반환 청구 1심 재판에서는 무난히 승소했지만, 2심 재판에서는 패소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이런 법원판단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대법원 상고심에서 법대동기 변호사가 소속된 대형 법무법인까지 선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 친구 실망이 너무 커서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자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 되고 있다.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서 보면, 이미 준공검사 이후인터라 서둘러 계약해제통보가 이루어지다보니 이행제공이나 최고도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해제절차는 명백히 부적법하고 의뢰인 승소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상대방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과거 패소한 판결을 10년 이상이 지나 유리한 참고판결로 제출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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