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률 100대 1…대전·부산·제주는 미달
자재값과 인건비 등의 상승 추세로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전국 청약 평균 경쟁률이 최근 한 달 새 두 배 넘게 올랐다. 하지만 지역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이 세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을 이루는 동안 대전과 부산, 제주 등은 미달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수도권은 입지와 개발 호재 여부 등에 따라 청양 성적이 갈리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국 청약경쟁률 2.5배로 뛰어

서울 청약률 100대 1…대전·부산·제주는 미달
9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7.8 대 1로, 지난 6월(7.1 대 1)의 2.5배를 기록했다. 서울의 평균 경쟁률이 101.1 대 1로 압도적이었다. 용산구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162.7 대 1)과 광진구 ‘롯데캐슬이스트폴’(98.4 대 1)이 히트를 쳤다. 1개 동 ‘나홀로 단지’인 강동구 ‘강동중앙하이츠시티’(8.8 대 1)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경기도도 ‘평택고덕신도시A-49블록호반써밋3차’(82.3 대 1) 인기에 힘입어 22.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지방 광역시는 모두 맥을 못 췄다. 올해 대전의 첫 분양 단지인 동구 ‘가양동다우갤러리휴리움’은 경쟁률이 0.8 대 1에 그쳤다. 부산(0.3 대 1)과 인천(0.6 대 1)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6월과 달리 지난달엔 모두 미달 사태를 빚었다. 경남(2.3 대 1)과 제주(0.1 대 1)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같은 지방이더라도 전주와 춘천 등에선 지난달 청약 흥행 사례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한양수자인디에스틴’은 110가구 모집에 9393명이 몰려 8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강원 춘천시 ‘춘천레이크시티아이파크’도 27.8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썼다. 입지 경쟁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주 한양수자인은 주변이 택지지구로 개발 중인 데다 전주1일반산업단지, 전주친환경복합단지 등과도 가깝다”며 “춘천 아이파크도 쇼핑시설과 병원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 관심을 끈 충북 청주와 충남 아산, 광주 등도 테크노폴리스 같은 산업시설 개발과 주변 신흥 주거타운 탈바꿈 등의 호재가 청약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연내 지방에서 10만 가구 공급

전반적으로 청약 심리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건설사들은 그동안 미뤄온 분양을 개시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내 전국에서 21만4386가구(공공분양·임대 포함)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에서 11만1313가구, 지방에선 10만3073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은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청약 ‘완판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에만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총 3069가구),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투시도) 성동구 ‘청계SK뷰’(396가구) 등 7376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이달 지방에선 광주의 분양 물량이 4596가구로 많다. 우미건설이 북구 동림동에 짓는 ‘운암산공원우미린리버포레’(734가구)가 대표적이다. 운암산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조성돼 운암산공원을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북구 ‘힐스테이트첨단센트럴’(1520가구)은 광주연구개발특구의 첨단3지구에서 처음으로 공급되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자이아이파크’(1974가구)와 경북 구미 ‘구미그랑포레데시앙’(1350가구) 등 대단지 공급이 예정돼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에서도 브랜드와 대단지, 입지 경쟁력, 합리적인 분양가 등 네 가지 중 세 가지 정도를 충족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내 입주 물량과 추가 공급 물량 등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