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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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례
건물소유자가(임대인)가 공인중개사에게 자신 소유 주택에 대한 임대차에 대하여 보증금, 월 임료를 정하여 준 상태에서, 임차를 하고자 하는 자가 중개사사무실을 방문하여 임대차 조건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마음에 들어 내일 와서 계약을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중개사가 그럼 조금이라도 돈을 맡겨 놓고 가라고 해서, 일단 중개사에게 100만원을 지불하고 정식계약은 내일 체결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다음 날 임차인이 마음이 변하여 중개사를 찾아오지 않은 경우, 임대인은 중개사를 통해 미리 받은 100만원을 몰수할 수 있을까?

2. 사례의 해결
이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에 명확히 계약하지 않았으므로(즉, 만일 다음날 오지 않으면 100만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합의를 해 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100만원의 몰수여부에 대해서는 해석에 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하급심은 몰수가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 12. 11. 선고 2018가소21928 판결
가계약의 법률적인 의미와 구속력의 정도는 계약 당사자들의 의사해석의 문제이다. 일반적인 매매에 관한 가계약은 매수인에게 다른 사람에 우선하여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매도인으로 하여금 이를 수인하게 하는 것으로, 매수인이 매매계약 체결을 포기하는 경우 가계약금의 반환 역시 포기하여야 하고, 가계약금은 매도인의 법률적인 지위의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최근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은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48312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였다.

3. 시사점
따라서 적은 금액을 주고받을 때에도 약속이행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중개사가 100만원을 받으면서 영수증에 “내일까지 와서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이 돈은 임대인에게 귀속하기로 함”이라고 기재하면, 쉽게 몰수가 가능한 것이다.

[부동산계약과 중개사고예방노하우] 책 참고
[법무법인강산]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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