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호바, 3회전부터 3경기 연속 역전승
무호바 메디컬 타임아웃 논란…바티는 "규정 지키면 문제 안 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고 있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메디컬 타임아웃 논란'이 불거졌다.

17일 여자 단식 8강전 애슐리 바티(1위·호주)와 카롤리나 무호바(27위·체코)의 2세트 도중 무호바가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뒤 역전승을 일궈낸 경기가 논란의 대상이다.

1세트를 1-6으로 무력하게 내준 무호바는 2세트에서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겨 게임스코어 0-2로 끌려갔다.

세계 랭킹에서 바티가 앞서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바티는 2019년 프랑스오픈 우승 경력이 있지만 무호바는 메이저 4강에 오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바티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세트 게임 스코어 1-2로 뒤진 무호바가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약 10분 정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온 무호바는 이후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곧바로 두 게임을 따내 3-3 균형을 이루더니 이후 내리 3게임을 더 가져가 2세트를 6-3으로 이겼다.

마지막 3세트에서도 무호바는 여세를 몰아 바티를 6-2로 따돌리고 역전승했다.

경기가 끝난 뒤 무호바의 인터뷰에 호주 홈 팬들의 분노가 커졌다.

무호바가 "머리가 좀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고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이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별히 다치거나 아픈 곳이 없는데도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해 메디컬 타임아웃을 활용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호주 언론들은 무호바의 '꼼수 논란'을 크게 다루며 바티가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고 전했다.

무호바 메디컬 타임아웃 논란…바티는 "규정 지키면 문제 안 돼"
테니스에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치료 목적이 아닌 상대 흐름을 끊기 위해 활용하는 '꼼수 논란'은 사실 심심치 않게 있었다.

그런데 무호바가 경기가 끝난 뒤 사실상 '다치거나 몸이 불편한 것은 없었다'고 시인하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이번 대회 톱 시드인 바티는 1978년 크리스 오닐 이후 43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을 제패할 호주 선수로 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바티는 탈락 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려면 주심에게 그 사유를 알려야 한다"며 "이후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들어오는 것이 규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정에 어긋나는 상황이었다면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그것에 맞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결국 규정대로 한 것이라면 메디컬 타임아웃은 무호바의 권리"라고 패배를 시인했다.

바티는 "내가 실망스러운 점은 그게 하나의 전환점이 되도록 했다는 사실"이라며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고, 경기를 통해 이기거나 배우기도 하는 것"이라고 세계 1위다운 답변을 했다.

무호바는 이번 대회 3회전에서 엘리서 메르턴스(16위·벨기에)를 상대로 1세트 0-4 열세를 뒤집었고, 카롤리나 플리스코바(6위·체코)와 16강전에서는 2세트 0-5에서 역전했다.

또 바티와 8강전도 1세트 1-6, 2세트 0-2로 몰리다가 승부를 뒤집는 등 연일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무호바는 18일 제니퍼 브레이디(24위·미국)와 4강전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