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종착역을 앞에 둔 2008-2009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박지성이 2년 연속 `더블'에 도전하는 맨유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남은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블'은 정규리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2개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맨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위건 애슬레틱과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즌 27승5무4패(승점 86)로 2위 리버풀(승점 80)을 승점 6점차로 따돌려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보태도 우승을 확정한다.

한 차례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되지만 설사 두 경기를 지더라도 리버풀이 2전 전승을 하지 못하면 순위를 바뀌지 않는다.

사실상 맨유의 우승 세리머니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유는 16일 `빅4' 아스널과 홈경기에 이어 24일 헐시티와 원정경기로 최종전을 치른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펼쳐질 아스널과 경기가 정규리그 3연패를 확정하는 `D-데이'가 될 공산이 크다.

박지성이 주말 아스널과 일전에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도 큰 편이다.

박지성은 이날 위건과 경기 후반 43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 출전해 6분여만 뛰었기 때문에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특히 박지성은 지난 6일 아스널과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면서 맨유를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로 이끄는데 앞장섰다.

아스널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낙점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박지성은 2007-2008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던 지난해 5월12일 위건과 38라운드 경기에도 선발로 나서 68분을 뛰고 2-0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박지성이 아시아인 최초로 결승에 선발로 뛰는 이정표를 세울지가 관심거리다.

맨유는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FC 바르셀로나와 단판 승부로 유럽 최강자를 가린다.

박지성으로서는 지난해 5월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첼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 출전선수 명단에서 아예 빠졌던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준결승 2차전까지 네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활약했기에 결승전 결장의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퍼거슨 감독도 지난해 박지성을 기용하지 않았던 것을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로 꼽으면서 "(박지성이) 이번 결승에서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르셀로나와 외나무다리 대결에 내보낼 것임을 암시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4강 상대였던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1, 2차전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정상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박지성의 활발한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박지성은 앞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골 결정력 부재 부담을 털어냈다.

박지성이 맨유의 정규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리그 2연패 동시 달성에 앞장서고 기분 좋게 한국 대표팀의 `캡틴'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6월7일) 원정에 합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