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 총수들이 폐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잇따라 나돌면서
폐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흡연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어 폐암이 수년내에 위암과
간암을 제치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의 경우 하루 50~60명의 외래환자를
보는데 이중 25~30% 가량이 폐암환자라고 한다.

<> 흡연과 폐암 =흡연은 폐암의 주범이다.

국내 흡연인구는 연세대 보건대학원의 추정조사에 의하면 1980년 1천만명,
1990년 1천1백90만명, 1999년 1천2백40만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세이상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76% 안팎에 달해 심각한 수준이다.

10대 여성흡연 인구도 작년에 1백12만명을 넘어서 국가적인 걱정거리가
됐다.

담배에는 4천여가지의 유해물질이 있다.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만해도 벤조피렌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50여가지에 이른다.

흡연은 폐암 외에도 후두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등을 유발할수
있는 것으로 규명돼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13배나 폐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간접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위험성은 증가한다.

남편이 하루 한갑이상 담배를 피울 경우 아내가 폐암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 남편의 아내보다 2.0~3.5배 높아진다.

남성중 폐암으로 인한 사망한 사람의 94%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성은 그 비율이 78~80%에 이른다.

금연만 한다면 폐암위험률을 80%이상 줄일수 있다는 얘기다.

흡연경력은 폐암의 발병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비흡연자의 폐암발병률을 1로 보면 <>하루 반갑이하는 15 <>반갑에서 한갑
사이는 17 <>한갑서 두갑사이는 42 <>두갑이상은 64로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흡연연수에다 하루 피우는 담배개비수를 곱해 5백을 넘으면
정기적으로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하찮은 기관지염도 그냥 넘어가서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고 최종현 SK회장이나 이건희 삼성회장은 젊었을때 담배를 많이 피웠으나
나이가 들면서 끊었거나 하루 3~4개비로 줄였다고 한다.

전문의들은 이처럼 담배를 끊으면 폐암발병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완전히 없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루 한갑 미만의 흡연자가 금연하면 10년후에는 비흡연자와 폐암발병률이
같아진다.

그러나 하루 한갑이상이면 금연후 10년뒤에는 발병위험이 42~64배에서
2.5배로 낮아지는데 그친다고 한다.

폐암은 자동차배기가스 등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 건축자재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라돈 크롬 비소 니켈 등의 중금속과 미세분진, 염화비닐 탄화수소
등의 유기화학물질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이로 인한 폐암은 전체 폐암의 5~20%를 차지하며 15~30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생한다.

<> 폐암의 종류와 특성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편평상피암이 가장 흔하다.

이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암세포의 크기가 작아 구조가 치밀한 소세포암과 미분화상태로 증식
하는 대세포암은 회생가능성이 희박하다.

선암은 비흡연자 여성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결핵과 관련이 깊다.

이 암은 암세포가 잘 크고 빠르게 번진다.

폐암은 일반적으로 빠른 속도로 증식하고 임파선을 통해 다른 쪽의 폐나 뼈
뇌 간 신장 등으로 잘 번진다.

흉부방사선촬영과 객담검사는 암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예방적 차원의 조기검진이 어렵다.

방사선 조사량이 적은 나선식 컴퓨터단층촬영(CT)이 기존 CT보다 값싸고
촬영시간이 짧으면서도 폐암을 잘 찾아낼 수 있다.

이 방식은 폐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표준검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폐암은 종류와 조기치료 여부에 따라 치료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치료후 5년 생존율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진단 당시에 이미 말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절반을 넘는데다 수술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수술받는 경우에도 40%에 가까운 환자들이 재발해 고통을 받는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도움말 : 이재철 원자력병원 과장
김영환 서울대병원 교수
김우성 서울중앙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