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원대 가짜 실적을 만든 40대 회사원이 적발돼 거액의 벌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 이 회사원은 매출 압박을 받다가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박사랑)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44)에게 최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장씨가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일당을 250만원으로 계산해 해당 기간 노역장에 유치된다. 형법상 노역장 유치 최대 기한은 3년이다.

물류회사에서 팀장급 직원으로 일하던 장씨는 2018년 4월~2019년 7월 총 151억4786만원 상당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회사로부터 실적 압박을 받자 허위 거래를 만들어 회사가 A물류회사로부터 77억5000여만원을 공급받고, 다시 B물류회사에 73억8000여만원을 공급한 것처럼 꾸몄다. 재판부는 “매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실물거래가 전혀 없는데도 세 개의 상장 물류회사 사이에 자전거래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공급가액 합계 151억원 이상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거래 구조를 고안해 범행을 주도했고, 거래처와 함께 매출 및 매입세액 상당의 공제 혜택을 얻었다”며 “조직 내에서 공로상 수여, 인사고과 등 무형의 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