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과 10월에 주당 36시간 미만 일한 단기 근로자가 1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한 전일제 근로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두 달 연속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업처럼 아르바이트 형태로 잠깐 짬을 내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난 데다 근로시간 단축을 유도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 같은 트렌드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1429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5만9000명(31.9%) 증가했다.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전일제 근로자는 279만4000명(16.9%) 감소한 137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단기 근로자가 전일제 근로자보다 많아진 건 지난달 취업시간 조사기간(10월 9~15일)에 한글날 대체공휴일(10월 10일)이 끼어 있었던 영향이 크다. 하루 8시간씩 5일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대체공휴일에 쉬고 4일만 일했다면 지난달엔 ‘통계상 단기 근로자’로 집계된 것이다. 9월에도 조사기간에 추석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단기 근로자가 전일제 근로자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작년 10월에도 취업시간 조사기간에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있었던 만큼 지난달의 단기 근로자 급증과 전일제 근로자 급감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대체공휴일의 유급휴일 의무 적용 대상 사업장이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에서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으로 확대돼 근로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체 근로자 가운데 5~30인 사업장에 속한 근로자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며 “지난달 주당 취업시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대체공휴일 제도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정의진/곽용희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