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콘텐츠 사업 강화한 이데이 前 CEO 별세
일본 소니의 콘텐츠 사업 부문을 강화해 주목을 받았던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소니는 이데이 전 CEO가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간 부전으로 타계했다고 7일 밝혔다. 고인은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소니에 입사했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당시 소니의 주력 부서인 음향사업본부 등에서 일했다. 1998년 CEO에 올라 2005년까지 7년간 재임했다.

소니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CEO에 오른 첫 사례였다. 당시 소니에선 이공계 출신이 대우받았지만 전임인 오가 노리오 사장은 국제적 감각이 있는 이데이를 차기 CEO로 추천했다.

이데이 CEO는 오디오장비(AV) 사업에 주력하고 있던 소니를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소니의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 개발을 위해 경쟁 업체인 도시바와 공동 출자해 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이데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소니는 2세대 콘솔을 출시했고, 이후 게임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그는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손잡고 휴대폰 부문에 합작 투자하기도 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현 소니 CEO는 이데이에 대해 “1998년부터 7년 동안 소니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와 함께 쌓은 경험은 내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다만 재임 기간 휴대용 음악산업의 주도권을 애플에 내줬고 TV사업에서도 국내 경쟁 업체와 한국 기업에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니 역사상 최악의 CEO’란 평가를 받는 하워드 스트링어를 후임으로 지목한 것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