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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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벌써부터 자가검사키트 품절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다음달 3일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을 고위험군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검사키트 수급 차질’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양천구 등 일부 지역의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가 품절됐다. 서울의 한 약사는 “재고를 40개 이상 들여놨는데 3시간 만에 동났다”며 “가족과 함께 사용하려고 한 번에 10개씩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진단키트 품절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쿠팡에선 6~20개 단위로 팔던 자가검사키트가 모두 품절됐고, 개당 가격도 4000~5000원대에서 이날 7500원으로 올랐다.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방역당국은 29일부터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달 3일부터는 전국적으로 PCR 검사 대상을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으로 제한하고, 일반인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도 자가검사키트 등에서 양성 결과가 나와야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생산 물량은 충분하다”면서도 “선별진료소에서 제공하는 자가검사키트를 집으로 가져가 검사하는 것은 다음달 3일부터 금지하겠다”고 했다. 자가검사키트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자가검사키트 업체들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새로 증설 중인 생산시설 물량을 국내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지금도 공장 가동률이 100%인데 선별진료소에까지 키트를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반 소매로 나가는 물량 일부가 적어질 수밖에 없어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해 “현재 업체들의 하루 최대 생산 가능량은 약 750만 개(수출 물량 포함)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며 “인당 구매량을 제한하는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품절 사태는 일시적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할 것이란 얘기다.

이선아/이주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