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의 한 안과 의사가 80대 환자를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이가 많아 기분이 나쁘지 않을 줄 알았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 사진=KBS 캡처
경기도 하남의 한 안과 의사가 80대 환자를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이가 많아 기분이 나쁘지 않을 줄 알았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 사진=KBS 캡처
경기도 하남의 한 안과 의사가 80대 환자를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이가 많아 기분이 나쁘지 않을 줄 알았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놔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의사 A 씨는 지난 3월 병원을 찾은 환자 B(80대) 씨에게 "단골이니까 내가 서비스를 해주겠다"면서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다 돌연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서 가슴을 움켜잡았다고 한다. B 씨는 당시 충격으로 인해 수면제까지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두 달 뒤 가족들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지난 7월 B 씨의 가족들은 병원에 항의 방문했고, A 씨는 그 자리에서 "기억이 난다. 제가 그렇게 한 건 틀림없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히 추행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연세가 많으셔서 기분 안 나쁘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라고 황당한 해명을 했다.

A 씨는 취재진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도 했다. 그는 "하여튼 간에 그건 뭐 내 의도하고 달리 그렇게 됐으니까"라며 "'괜찮으세요?' (라고 말했는데) 그게 사과의 뜻이 담긴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B 씨의 가족은 경찰 고소를 고민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B 씨의 건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손녀에게 "내가 이걸 또 밖으로 꺼내면 이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못 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네티즌들은 "의사 면허 박탈하고 신상 공개하라", "나이가 많아도 여자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인 대상 성범죄 건수는 2015년 565건, 2017년 698건, 2019년 815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