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확인 사살, 시체 머리 군홧발 짓이기고 정글도로 훼손하기도
'잔혹한 민간인 학살' 5·18 계엄군 만행 속속 드러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비무장 민간인까지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사실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27일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열고 민간인 학살 등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조사위 조사 결과 계엄군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참혹하게 비무장 시민은 물론 시위와 관련 없는 무고한 민간인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외곽 봉쇄작전을 하던 1980년 5월 23일 계엄군은 광주에서 화순으로 향하는 도로를 달리는 미니버스를 집중사격하고 정차한 차 안으로 들어가 확인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도로에서 수습된 시체 7구는 최소 6발에서 최대 13발까지 총탄에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효덕동 민간인 학살 사건에서 잘 알려진 초등학생 전재수 군, 중학생 방광범 군에 대한 총격 사살은 물론 효덕초등학교 민가에서 체포된 민간인까지 사살했다.

계엄군은 이 민간인을 사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쓰러진 시체의 머리를 군홧발로 짓이기고 정글도로 추가 훼손하는 잔혹성을 보이기도 했다.

계엄군이 저격수를 운용했다는 복수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됐다.

집단 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전일빌딩 옥상에 저격수로 배치된 제11공수여단 한모 일병은 자신이 장갑차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던 청년을 저격한 사실을 인정했다.

최후진압 작전이 벌어진 5월 27일에는 회사에서 숙직하다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던 민간인을 20사단 소속 조모 병사가 저격해 사살하고 그 시신을 공용터미널로 옮겼다는 복수의 계엄군 진술도 확보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일부 무장한 시위대와 교전이 있기는 했지만, 시위와 무관하거나 비무장한 민간인에 대한 계엄군의 폭력적 진압이 시위 진압이나 자위권 행사의 수준을 넘는 반인도적 행위였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