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억원 최저가 3번째 입찰서 낙찰자 나와…9일 계약 예정
[현장 in] 부산외대 옛 우암동 부지 민간 매각…공공개발 무산 우려
부산 남구에 있는 부산외국어대 옛 우암동 캠퍼스 부지가 우여곡절 끝에 민간에 매각된다.

부산외대 학교법인 성지학원은 7일 우암동 캠퍼스 부지 자산매각과 관련해 단독으로 응찰한 모 업체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성지학원은 9일 오후 낙찰업체와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부산외대 우암동 부지는 2014년 대학이 금정구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장기간 방치돼 개발 방안을 두고 관심이 쏠린 곳이다.

13만2천㎡ 규모인 해당 부지는 67%가 자연녹지로 민간업자가 아파트로 개발할 경우 용도변경이 필요한 곳이다.

4∼6개 업체가 이번 입찰 서류를 준비하는 등 해당 부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산시가 용지 매각 입찰을 앞두고 행복주택과 일자리 창출 등 공영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최종 응찰에는 1개 업체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in] 부산외대 옛 우암동 부지 민간 매각…공공개발 무산 우려
사실상 아파트 개발을 할 수 없다고 부산시가 못 박았으면서 입찰을 준비하던 민간업체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부지를 매입해 공공개발 하는 방안도 추진됐으나 성과가 없었다.

성지학원은 2019년 11월 해당 부지를 매수해달라고 부산시에 요청했고, 시는 같은 해 12월 LH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영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시설 설치, 청년주거 행복주택, 미래산업창출센터 설치, 철탑마을 원주민 재정착을 지원하는 순환형 임대주택 건설 등이 공영개발 계획안에 포함됐다.

LH와 성지학원은 지금까지 4차례 실무협의를 벌였으나, 토지 매각 금액 차이로 협상은 결렬됐다.

우암동 캠퍼스에 있는 20∼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 11개 동 철거 비용이 협상에 걸림돌이 됐다.

LH는 노후 건물 철거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했고, 성지학원 측은 토지감정가대로 계약하자는 입장이었다.

성지학원이 지난해 LH와 협상 대신 두 차례 교육용 재산매각 입찰을 시도했다.

하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입찰은 유찰됐다.

성지학원은 수의계약도 가능했지만 지난달 17일 1천30억원을 최저가로 내세운 3차 입찰공고를 강행했다.

성지학원 측은 "우암동 부지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주변 상권이 침체하고 신설 캠퍼스에 따른 막대한 금융 부담도 있어 공개입찰을 통해 하루빨리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교육용 자산이기 때문에 매각 대금 대부분을 대출금 갚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학교 발전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우암동 부지 매각 입찰로 공영개발이 좌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지역 청년 인재를 유입하고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공영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