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고려해 서울시의장·교육감·구청장협의회장만 참석
'내빈 3명' 조촐한 취임식…오세훈 "10년간 갈고닦았다"
오세훈 제38대 서울특별시장의 취임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내빈 3명만 참석하는 소규모로 이뤄졌다.

서울시가 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온 스튜디오'에서 개최한 오 시장 취임식에는 진행자 등을 제외하면 오 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만 자리했다.

오 시장은 "사실 많이 아쉬웠다"며 "시민 여러분이 함께하는, 정말 축하받는 자리가 됐으면 했다.

아마 유튜브 생중계로 많은 분이 함께하실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최근 마련한 다목적 스튜디오에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만큼 다양한 영상이 취임식을 채웠다.

시민이 오 시장에게 바라는 소망 영상에서는 "아르바이트와 일거리를 많이 창출해달라", "코로나19 정책을 잘 펼치면 좋겠다", "효율적인 주거 정책을 바란다", "복지 관련 증세를 선별적으로 하면 좋겠다" 등 여러 목소리가 이어졌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영상으로 시장에게 바라는 바를 전달했다.

시립병원 직원들은 인력 충원과 전문가 의견 경청, 38세금징수과는 성실 납세 풍토 조성, 서울대공원 직원은 멸종 위기종 동물 관련 예산 증액을 희망했다.

현장 내빈들도 오 시장에게 축하를 건넸다.

김 의장은 "5년이나 시장으로 재임하셨던 경험 많은 분이 오셨다"며 "새 집행부와 시의회가 묵묵하게 서울의 모든 면에서 회복을 끌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서로 역할이 다르지만, 시민 눈물과 땀을 닦아주는 책무를 갖고 있다는 면에서 같다"며 "행정 동반자로서 열심히 소통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지난 선거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공방의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협치의 시간"이라며 "주어진 임기는 짧지만, 시민에게 오래 기억되는 시장님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공정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주제의 취임사를 낭독한 뒤 서울시 유튜브에 올라온 실시간 댓글 질문에 답했다.

그는 '10년 동안 뭐하면서 지냈나'라는 질문에 영국, 중국, 르완다, 페루 등 외국에서 지낸 경험을 떠올렸다.

오 시장은 "대학살이 일어났던 르완다에서는 소수민족 대표가 대통령이 돼 통합 정책을 펼치는 것을 보며 화합의 정치를 배웠다"며 "그동안 갈고닦은 저의 준비가 서울시를 통해서 꽃을 피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피해자분을 만났던 자리에서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못 들었다'고 하시더라"며 "서울시 책임자로서 서울시에서 발생한 사건에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