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시장에게 임명 거부권 행사 촉구
용산참사 유족 "인천 자치경찰위원 추천된 진압책임자 물러나라"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당시 현장 진압 작전을 지휘한 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인천시 자치경찰위원으로 추천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들이 모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8일 성명서를 내고 "당시 현장 진압 기동단을 지휘한 신두호(67) 후보가 경찰 개혁의 상징인 인천시의 자치경찰위원 후보로 추천된 것에 반대한다"며 박남춘 인천시장의 임명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신 후보는 2009년 용산참사 때 현장 진압 기동단을 지휘한 책임자였으며, 이후 검찰 조사에서 "현장에 투입된 특공대가 현장의 어려움을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8∼2019년 용산참사 재조사에서 경찰이 과잉진압을 강행해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할 의무와 경찰관 직무규칙을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

진상규명위는 "뒤늦게 지휘 책임자들의 위법 혐의가 밝혀졌지만, 공소시효 등으로 인해 수사하지 못해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치경찰위원에 신 후보를 임명한다는 것은 유가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조차 없는 신 후보는 자치경찰위원 자격이 없다"며 "후보에서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남일당 빌딩 옥상에서 농성하던 중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

앞서 인천시는 국가경찰위원회, 교육청, 인천시의회, 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6명의 자치경찰위원 후보를 추천받았으며 위원장 지명과 검증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국가경찰위가 추천한 신 후보는 2011년 인천경찰청장을 끝으로 퇴임한 뒤 TBN 한국교통방송 인천본부장 등을 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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