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新풍속 '모바일 심리상담'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모바일 심리상담이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주요 고객이다. 이들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카카오톡 같은 실시간 채팅 방식으로 심리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심리상담은 표정과 몸짓 등 비언어적인 부분도 함께 관찰해야 해 모바일 채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

“5년째 직장생활 중인데 상사의 인신공격에 큰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첫 직장이라 이직할 용기가 없어 참았는데 요즘 매일 눈물이 나고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상담고객) “첫 직장이니 최선을 다해 직장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서 이동이나 이직이 쉽지 않겠지만, 계속 참는 것이 적절한 방법은 아닙니다.”(심리상담사)

한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 앱에 공개된 상담 사례다.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은 이렇게 채팅창을 통해 상담사와 대화한다. 대면 상담이 불편하거나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 주 대상이다. 급하면 전화로도 할 수 있다. 심리상담센터에서 50분당 평균 10만원가량인 상담 비용을 3만~4만원대로 낮춘 것도 장점이다. 한 업체 대표는 “고민상담 연령대는 25~34세가 80% 정도”라고 말했다. 기자가 한 앱에 접속해 보니 공개된 사례 중 ‘내신 등급이 떨어져 답답하다’ ‘성적이 안 좋아 부모님과 크게 싸운다’는 10대의 글도 많았다.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 앱인 트로스트는 다운로드 수가 5만 건을 넘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주항공 등과 제휴해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다른 심리상담 앱인 마인드카페는 회원 수가 50만 명에 이르는 등 인기를 끌자 지난달 전문 상담사가 유료 심리상담을 해주는 ‘마인드카페 프로’를 내놨다.

“고위험 환자는 방문치료해야”

한국심리학회 발표 논문 ‘온라인 심리치료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모바일 심리치료는 대상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보통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해 상담받는 것을 기피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는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익명성 보장에 대한 신뢰도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마인드카페 관계자는 “상담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사를 제외하고는 회사 측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심리상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종익 강원대 정신과 교수는 “상담할 때 상담 내용 외에 대상자의 표정과 몸짓 등 비언어적인 부분도 함께 관찰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우울증 공황장애 등 자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질환은 정신과나 오프라인 상담센터를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