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즌 ‘삼한사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미세먼지 극성으로 혼수가전 구매 트렌드 변화
혼수가전 건조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판매 급증 … 환경가전 위주로 바뀌어
미세먼지가 바꾼 혼수가전 풍속도
사진설명: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7층 LG전자 매장에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다양한 프리미엄 혼수가전을 진열해 선보이고 있다.롯데백화점 제공.

혼수가전 풍속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꽃샘추위의 삼한사온보다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삼한사미’가 익숙할 만큼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신혼부부들의 가전 구매 트렌드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되는 필수가전으로 예비 신혼부부 혼수가전 상품으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건조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이 판매가 크게 늘면서 인기상품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1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17년 혼수가전의 판매량 순위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밥솥 순으로 예년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지난해는 TV,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순으로 건조기가 TV 다음 판매순을 기록했다.공기청정기와 무선청소기는 세탁기와 에어컨을 밀어내고 새롭게 등극했다.

이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혼수가전을 살 때 집안의 환경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선택가전으로 여기던 건조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이 이제는 먼저 구매해야 하는 필수가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백화점은 분석했다.

이런 트렌드는 올해 혼수가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이 혼수가전 시즌이 시작된 2월 1일~ 3월 13일 매출을 조사한 결과, 건조기의 매출이 71.4%나 늘었다. 공기청정기와 무선청소기의 매출은 더욱 증가해 지난해보다 공기청정기는 245.8%, 무선청소기는 220.5%나 급증했다.

가전업계는 TV, 냉장고 등 필수가전의 보급률이 80% 이상인데 반해 2018년 기준으로 공기청정기는 40%, 건조기는 10% 수준에 불과해 향후 몇 년간 이러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지속되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판매가 TV(200~220만대 수준)를 넘어 300만대, 건조기는 200만대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경변화가 가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말까지 에어케어(Air-Care) 로드쇼를 열어 환경가전 체험 및 시연부스 설치와 함께 구매고객 대상으로 스페셜 바우처를 증정한다. 린나이는 공기청정기 직매입 행사를 진행해 카도(일본) 공기청정기를 79만원에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삼성과 LG전자매장에서 3월달 매주 주말(금~일)에 가전제품 1만~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롯데상품권 5%, 위니아 딤채에서는 주말 상관없이 31일까지 구매금액대별 롯데상품권 5% 사은행사를 펼친다.가전 브랜드별 특별할인 및 감사 등 프로모션을 별도 진행한다.

영남지역 가전 MD팀은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역 단독 직매입 공기청정기, 30만원대 실속가 모델 판매전도 준비하고 있다.목걸이형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측정기 등 이슈상품들도 발굴해 선보일 예정이다.

박동진 롯데백화점 영남지역 MD팀 생활가전 치프바이어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신혼부부는 물론, 일반고객들의 구매 트렌드가 환경을 고려한 제품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예전에는 없어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건조기나, 공기청정기 등이 이젠 필수가전으로 바뀌었고, 외부활동으로 쌓인 먼지를 제거해주는 의류관리기까지 환경가전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