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창업의 최대 강점은 빠른 의사결정 속도"
“미국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결정 ‘속도’입니다. 한국은 형식적인 절차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형식을 제거합니다.”

13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2019 스타트업 매치포인트’에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미국 투자회사와 오전 10시 미팅한 뒤 오후 4시께 약 170억원의 투자를 약속받은 적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실리콘밸리 창업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메시징 솔루션업체인 센드버드를 창업했다. 인도네시아 차량공유업체 고젝,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이 센드버드의 고객이다. 센드버드는 지난해 12월 5200만달러(약 588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첫 제품 출시 후 받는 초기 투자)를 받을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2017년 1600만달러(약 181억원)의 초기 투자를 받은 뒤 1년 2개월 만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인 출신 창업자가 실리콘밸리에서 받은 시리즈B 투자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투자자의 전문성’도 실리콘밸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투자는 정부 비중이 크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청년기업가 등 주어진 주제에 따라 사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은 15년 이상 한우물만 판 투자자가 많아 산업 이해도가 높다”며 “투자자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수치와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바로 지적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창업의 성공 요인을 묻는 말에 “영어는 기본”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어가 능숙한 하버드, 스탠퍼드 출신 창업자도 간결한 전달을 위해 회사 소개 등을 외워서 미팅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예비 창업자에게 하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결국 버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안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대부분 창업자가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다”며 “다른 선택지를 쳐다보지 않고 달려가면 3, 4년 안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