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40m 밑에 건설되는 ‘대심도(大深度) 터널’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정부는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의 일부 구간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파주 운정~서울 삼성)을 대심도 터널로 건설할 계획이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지반 붕괴 위험이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해하는 주민들의 심리는 이해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상당 부분 과장돼 있는 만큼 정부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국토교통부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TX-A노선 착공식을 열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착공식에서는 GTX-A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피켓 시위도 벌어졌다. 서울 용산구 후암·갈월·동자동 주민 10여 명이 ‘붕괴 위험’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했다. 이곳 주민들로 구성된 GTX-A노선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도 집회를 열고 GTX-A 선로 변경을 촉구했다.대책위는 “노후 주택과 인구가 밀집한 지역을 GTX-A가 관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주민들의 안전을 시험대에 세워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용산구뿐만 아니라 강남구도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노선 일부가 주택가 지하로 예정돼 안전과 소음, 진동 등 주거환경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토부에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파주 교하지구 8단지 주민들은 노선이 교하 열병합발전소와 아파트 밑으로 지나도록 설계됐다며 국토부에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대심도 터널에 대한 주민 우려는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구로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회는 25일 집회를 열고 항동지구 주택 지하 40m 위치에 건설되는 온수터널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붕괴 위기에 처했던 상도유치원과 같은 사고가 대심도 터널로 인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과장된 공포”라고 설명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 40m는 단단한 암반으로 이뤄져 있는 데다 충분히 깊어 발파 공사로 발생하는 압력이 주변으로 완전히 분산된다”며 “대심도 터널 공사가 지표면에 있는 구조물의 안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하 15~20m에 지어지는 지하철도 서울 도심을 통과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느냐”며 “설사 지질이 불안정하더라도 국내에 그에 맞는 다양한 공사 기법과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곽종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도 “GTX-A는 구간별 지반 조건 및 주변 환경을 반영해 발파 공법, 기계식 굴착 공법(TBM) 등을 선택적으로 사용한다”며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로) 주민들의 공포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의진/양길성 기자 justjin@hankyung.com
지하 40m 터널·최고 시속 180㎞로 달리며 수도권·서울 중추 연결파주·강남 등 일부 안전 우려…김현미 "불편·안전위협 없도록 시공"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파주 운정∼서울 삼성' 구간 사업이 27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1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주관으로 GTX-A노선(운정∼삼성 구간) 착공식을 열었다.'여유로운 아침, 함께하는 저녁'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착공식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GTX-A노선이 지나는 지역 지방자치단체장, 지역구 국회의원, 사업 관계자, 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김 장관은 기념사에서 "수도권 거주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90분이 넘고, 경기도민 10명 중 1명이 출퇴근 문제로 이사까지 고민하는 실정"이라며 "GTX가 가벼운 출근길과 저녁이 있는 삶을 국민께 돌려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GTX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대심도(大深度) 도심 고속전철이다.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최고 시속 180㎞로 달린다.노선을 직선화해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닿도록 설계됐다.GTX는 A·B·C 3개 노선으로 건설되며 수도권 2·3기 신도시 주요 교통망으로 기능하게 된다.가장 건설 속도가 빠른 GTX-A노선은 파주∼일산∼삼성∼동탄 등 총 83.1㎞ 구간, 10개 정거장을 평균 시속 100㎞로 달리며 수도권 남북을 잇는다.이 가운데 삼성∼동탄 구간 공사는 작년 3월 재정사업으로 먼저 시작됐다.B노선은 송도∼부평∼서울역∼별내∼마석 등 80㎞ 구간을 지나며 수도권 동서를 잇고, C노선은 양주 덕정∼의정부∼청량리∼삼성∼과천∼수원 총 74.2㎞ 구간을 지나며 수도권 남북을 연결한다.GTX-A노선이 개통되면 운정∼서울역 20분, 킨텍스∼서울역 16분, 동탄∼삼성 22분 등 이동시간이 지금보다 70∼80% 단축돼 수도권 주민 생활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GTX-A노선(운정∼삼성)은 지난 12일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에 대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국토부가 13일 사업시행법인인 '에스지레일 주식회사'(SGrail)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A노선은 앞으로 토지보상과 약 60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2023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GTX-A노선 착공에 교통망 확충을 반기는 목소리도 높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A노선이 지나는 경기도 고양·파주 주민들은 터널 공사 시 지하에 묻힌 온수 탱크 파손, 지반침하 등 사고가 우려된다며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있다.파주지역 환경단체는 운정 차량기지 일대에 노랑부리백로 등 법정 보호종이 서식하는데도 환경영향평가 본안보고서에 피해 방지 대책이 없다고 우려했다.서울 강남구는 "노선 일부가 주택가 지하로 예정돼 안전, 소음, 진동 등 주거환경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정부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졸속 추진하고 있다"며 A노선이 한강을 우회하도록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있다.이에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파주지역의 경우 GTX가 주택이나 발전소 건물 하부를 관통하지 않고 인근을 관통하며 통과 심도가 22∼27m에 달하고 암반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심도 5m에 매설하는 온수관 등 매설물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환경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법정보호종뿐 아니라 사업지 주변의 모든 동·식물 서식 현황과 보호 대책 수립을 위해 21개 문헌 자료 조사 및 계절별로 5차례 전문가 현장조사를 시행해 대책을 수립했다"고 해명했다.김현미 장관도 이날 이런 우려를 의식해 "GTX가 지나는 곳의 주민이 공사로 인해 생활의 불편을 겪거나 안전을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설계대로 안전하게 시공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전문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수립한 환경보호 대책을 빠짐없이 이행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 철저히 보완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27일(오늘) 오후 1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의 착공식을 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A노선이 경유하는 주요 지자체장, 지역구 국회의원, 일반 시민 등 약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이번에 착공하는 구간은 경기 파주시와 서울 강남을 잇는 운정∼삼성(파주 운정신도시∼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이다. 2023년말 개통을 목표로 약 60개월간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사업비는 2조9017억 원이다.정부로서는 'GTX A노선 연내 착공'의 약속을 지키게 됐고, 수도권 외곽지역 주민들은 서울 접근성이 높아져 한층 편리한 교통망을 누리게 됐다. GTX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도심 고속전철(최고속도 180km/h)이다. A노선이 개통되면 운정~서울역 20분, 킨텍스~서울역 16분, 동탄~삼성 22분 등에 불과하다. 기존 대중교통 대비 이동시간이 70~80%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GTX 노선이 지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는데다 환경단체들도 반대 주장을 내놓고 있다. 파주 교하지구, 고양시 대곡역 주변과 서울 용산 및 강남 일부 지역주민들은 열차가 주거지 밑을 지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열차가 지나가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주거 환경이 나빠지고 부동산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50여 개 단체도 환경 문제를 이유로 GTX A 노선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한편에서는 졸속행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A노선은 작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와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고, 지난 5월 신한금융그룹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처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지 1년 만에 착공식까지 여는 것은 이례적이어서다. 논란이 됐던 환경영향평가는 착공을 코앞에 둔 지난 24일 저녁 늦은 시간에 승인받았다. 착공식은 하지만 토지보상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