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문제유출' 쌍둥이 아빠 영장 심사 (사진=연합뉴스)
'숙명여고 문제유출' 쌍둥이 아빠 영장 심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숙명여고에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A(53)씨가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16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A씨는 '억울한 점 있느냐', '문제가 적힌 메모가 발견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컴퓨터는 왜 교체했느냐',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된 날 야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취재진의 '다른 학부모에게 할 말 없느냐'는 물음에도 "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다만 "법정에서 진술하겠다"고 말하고 영장심사 법정으로 들어갔다.

수서경찰서는 지난 2일 "사안이 중대할 뿐 아니라, 문제유출 정황이 다수 확보돼 범죄 혐의가 상당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영어 구절이 메모 형태로 발견됐고, 집에서는 일부 시험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나왔다.
'내신 못믿겠다!' (사진=연합뉴스)
'내신 못믿겠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올해 상반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답안지가 금고에 보관돼있는 교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했으며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정황도 드러났다. 쌍둥이 자매는 휴대폰에서 정답이 발견된 이후에도 '시험 이후 불러준 답을 받아적었다'고 반박하며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올 7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1학년 1학기에 각각 전교 59등, 121등이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성적이 올라 문ㆍ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문제 유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8월 29일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 결과 ‘문제 유출의 개연성은 있으나 물증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학부모단체는 '숙명여고 문제유출' 관련 내신 비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 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은 이신우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4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르는 건데 이 쌍둥이들이 전교 1등이라는 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해 그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무효처리가 안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A씨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