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부처장·의대 학장 역임…사회경험 풍부한 암예방·역학 분야 전문가
'20년만에 배출된 비(非) 경기고 출신'·'38년만의 의대 출신' 총장 눈길
'의대 학장 7년' 강대희 차기 서울대 총장… '준비된 총장'
향후 서울대를 이끌 차기 총장 최종 후보로 18일 선출된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는 탁월한 연구 실적뿐 아니라 10년 동안 학내 여러 직책을 맡는 등 학교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교수는 서울대 의대 연구부학장, 서울대 연구부처장,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장, 서울대 의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2008∼2010년까지 연구부처장을 지낸 강 교수는 2011년 서울대 의대 학장에 선출된 뒤 지난해까지 의대 학장을 3번 연임했다.

선출직 학장에 3연속 당선된 것은 강 교수가 서울대에서 최초다.

의대 학장 시절 학부생 연구학기를 도입하고, 24개국 72개 대학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의대 세계화에 앞장섰다는 평을 듣는다.

의대의 한 교수는 "3번 연속 학장으로 선출된 것은 그만큼 일을 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대 교수 대다수가 강 교수를 지지했다.

준비된 총장"이라고 말했다.

학교 밖에서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활동으로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강 교수는 환경보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실에서 오랜 기간 재직하는 등 암 예방과 역학(疫學)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그는 '오래 살고 싶으신가요', '역학의 원리와 응용', '임상예방의료' 등의 저서를 발간하고, 276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강 교수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공약을 강조했다.

'연구전념학기제도'를 도입하고, 신임 교수에게 임용 3년 후 국내 연수 또는 해외 파견으로 1년간 연구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학생들을 위한 정책으로는 ▲ 순환버스 배차 확대 ▲ 인권센터 역할 강화 ▲ 유연한 학사제도 운용 ▲ 교환학생 지원 확대 등을 내세웠다.

한편 서울 상문고를 나온 강 교수는 경기고를 졸업한 교수가 대거 재직 중인 서울대에서 20년만에 배출된 '비(非)경기고 출신' 총장이다.

최근엔 인문대, 공대, 사회대, 법대 교수 등이 맡아왔던 총장직에 앉게 된 '38년만의 의대 출신' 총장이기도 하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강 교수는 이건우(62)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이우일(63)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결선투표에서 이사회 재적 인원 15명 중 8표를 받은 강 교수는 결선투표에서 7표를 받은 이건우 교수를 한 표 차로 이겼다.

신임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새로운 총장의 임기는 7월 20일부터 4년이다.

강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재가가 있기 전까지 언론 인터뷰는 적절하지 않다"며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