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상경 천막농성 돌입…"제주 관광 이미 과잉"
성산읍 주민들 "제주 제2공항 재검토 아닌 전면 철회하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6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상경투쟁 선포식을 열고 "제2공항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범도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토교통부는 실향의 위기에 놓인 주민들에게 시혜를 베풀듯 협상안을 제시하고, 제주도는 국책사업이라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제2공항 타당성 재검토가 아닌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고 상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제주에 신공항이 생기면 지난해 관광객 1천500만명으로도 처리 용량을 초과한 하수와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은 제주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베네치아처럼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로 생태·환경 수용력의 임계치를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도 관광객이 급증하고 저비용 항공사가 늘어나 제주국제공항 수용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보고, 2014년 12월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에 착수해 이듬해 10월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성산읍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범도민행동은 국토부가 연구용역으로 제출받은 '사전타당성 검토 보고서'가 제주국제공항 확장안과의 장단점을 면밀히 비교·검토하지 않았다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또한 타당성 검토 보고서상 안개일수 등 기상 자료에 오류가 있으며, 제2공항을 지으려면 공항 예정지 반경 4∼5㎞ 내의 오름 총 10개를 깎아내야 하는 등 문제 때문에 제2공항 건설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전날(5일) 타당성 용역조사를 다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도민행동은 재조사가 주민들에게 여전히 모니터링 정도의 권한만 주고 있으므로 공정성·객관성이 떨어지며, 3개월간의 요식적인 재검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범도민행동은 이날부터 세종로공원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56일 동안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42일간 단식하다 병원에 실려갔던 김경배 반대대책위 부위원장도 세종로공원 농성에 합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