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로펌 고문, 공정거래위 출신이 최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로펌)의 고문 열 명 중 여섯 명이 경제부처 고위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출신이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27일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화우, 율촌 등 6대 로펌(변호사 수 기준)에서 받은 자료와 자체 조사 등으로 확인한 고문 수는 126명으로 집계됐다. 로펌당 평균 20명이 조금 넘는다. 가장 적은 곳은 세종으로 12명이고 고문이 가장 많은 김앤장은 50명을 웃돈다.

부처별로는 공정위 출신이 19명(15.0%)으로 가장 많다. 국세청 출신이 18명(14.3%)으로 뒤를 이었다. 이른바 ‘권력기관’인 둘을 합치면 30%에 육박한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으로 범위를 더 확대하면 경제부처 출신 고문은 72명(57.1%)에 달한다. 시중은행장이나 대기업 임원, 언론인 등 민간 출신의 고문활동도 눈에 띈다.

고문은 변호사 자격은 없지만 행정부처나 정치·경제계에서 수십 년간 일해 전문성으로 인정받는 인사들이란 평가다. 활동이 잘 드러나지 않는 만큼 ‘로비스트’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공존한다.

한 로펌 관계자는 “이제 법률적 지식만으로는 의뢰인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는 시대”라며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