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 의혹에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선언이 11일에도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잇따른 시국선언은 2000년대 들어 최대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이는 이번 주말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9시30분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서울 각 구민도 박 대통령 퇴진 목소리를 낸다.

동대문·구로·동작·양천·도봉·강동·노원구 주민은 이날 오후 동네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대학생들의 박 대통령 하야 촉구 목소리는 서로 연대하며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고려대학교에는 '연극은 끝났다' 제하의 대자보가 붙어 학생들 관심이 쏠렸다.

대자보를 쓴 학생은 "비선실세 최순실에 의해 차려진 무대 위에서 각본대로 울고 웃던 박 대통령을 이제 우리 손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숙명여대 등으로 이뤄진 서울 중남부 대학연합은 이날 오후 5시께 명동성당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서울 동북부권역 대학생들도 오후 4시께 경희대를 출발해 청량리까지 행진한뒤 오후 6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학생시국회의 주최로 열리는 대학생시국대회 전야제에 합류했다.

한국체육대학교 학생들은 이날 정오 교내 천마상 앞에서 "고영태를 비롯한 모교 선배들이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부끄럽다"면서 "우리 가슴에 당당한 태극기를 달고 싶다"며 시국선언을 했다.

늘품체조를 풍자하는 등 퍼포먼스도 벌였다.

이달 3일 시국선언을 한 건국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자유발언을 하고 평화행진을 했다.

대학생겨레하나는 최근 "박 대통령이 외치는 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집회를 오전 11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열고 "외치조차 맡길 수 없다"는 공개편지를 낭독했다.

서울대민주동문회 등 '서울대동문 비상시국행동'은 이날 동문 6천여명 서명을 받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 졸업생들은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회복을 위해 박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이한열 세대'인 1980년대 중반 학번 졸업생 1천190명이 "열사들의 뜨거운 피와 눈물, 고귀한 희생 위에 이뤄진 민주주의를 박근혜 정권이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시국선언을 냈다.

국민대학교에선 교수 140여명이 "국가와 국민을 기만한 박 대통령은 헌법을 위반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범죄 사실을 철저히 조사받아야 한다"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교직원 모임도 이날 투쟁결의문을 내고 "12일 오후 12시30분 종각 앞에 교수, 교직원, 학생 등 1천여명이 모이겠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전국 청소년 지도자들의 모임인 전국청소년지도자연대와 함께 이날 오후 2시30분 탑골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청년지도자 1천명의 명의로 박 대통령 사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역사문제연구소 등 역사학자 모임은 '2016 전국역사인대회 시국선언문'을 통해 "역사 연구자로서 우리는 진실을 찾고, 기록하며, 기억하려 한다"면서 "이미 죽은 정권인 박근혜 정권은 즉각 물러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사회 각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이색 시국선언도 잇따랐다.

전국산악인의모임·한국대학산악연맹 등은 이날 오후 5시 마로니에공원에서 산악인 시국선언을 하면서 "우리 미래 세대에게 빛나는 민주주의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물려줘야 한다"며 설악산 케이블카 철회 및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신생 시민단체 '서울의 꿈'은 열흘간 여의도에서 일하는 503명의 서명을 받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5%면 휴대전화 배터리도 갈아야 한다"면서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도 나라 걱정이 앞서 시국선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케어,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들도 사상 첫 시국선언을 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이 마비된 대한민국에서 모든 생명은 어떤 제도적 보호장치 없이 스스로 생존을 지켜야 하는 현실에 놓이고 말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후 7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행진을 계속 이어간다.

이러한 흐름은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에서 결집할 모양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분노의 민심을 넘어 행동하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며 "2016년이 불법권력을 막아낸 위대한 민중항쟁의 해로 기록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민노총은 "국제노총(ITUC),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 여러 국제산별노련, 미국과 유럽의 노조 대표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국제노동계 대표단이 12일 전국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에 연대하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효석 기자 2vs2@yna.co.kr, h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