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저조 속 노조 15만원대 임금인상·승진 거부권 요구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했다.

노사는 17일 오후 3시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분간 상견례를 가졌다.

노사는 이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교섭하기로 하고, 다음 교섭은 24일 열기로 했다.

윤 사장은 교섭장에서 회사가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교섭을 할 수 있도록 소통하며 노력하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대내외적으로 현대차가 어려운 상황인 것은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노조가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협상에서)후퇴하거나 양보할 여건은 아니다.

올해는 성숙한 소통으로 윈윈하는 협상을 하자"고 말했다.

노조는 앞서 올해 금속노조가 정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천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의 요구안을 회사에 보냈다.

올해 처음으로 일반·연구직 조합원(8천여 명)의 '승진 거부권' 달라는 요구도 담았다.

해고자 2명의 원직 복직 요구도 있다.

승진 거부권은 조합원이 희망하지 않으면 '대리→과장' 승진 인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것이다.

승진하지 않으면 강성 노조의 울타리에서 조합원 자격과 확실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고, 노조는 조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인사권에 관한 문제여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통상임금 확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보전 등도 요구했다.

회사는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를 더 확대하자고 노조에 요구한다.

노조는 정년 연장 없이는 수용하지 않을 태세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모두 요구안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교섭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