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심 뒷골목…'을지유람' 가보자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을지로 해설가와 함께 골목길 구석구석을 다니며 속살을 들여다보는 ‘을지유람’을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에 운영한다고 18일 발표했다. 구민 해설사의 안내를 들으며 타일·도기거리, 노가리골목, 공구거리, 조각거리, 조명거리 등을 둘러보는 1.7㎞ 코스다.

이날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1시간 남짓 둘러본 코스는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물과 현대식 공방이 어우러진 독특한 산책길이었다. 을지로3가역 3번출구 앞에서 이동을 시작하면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송림수제화’에 눈길이 멈춘다.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수제화 업체로, 석고로 발 모양 본을 떠 맞춤 제작을 하고 있다.

임명형 송림수제화 대표는 “다음달 산악인 허영호 씨가 다섯 번째 도전하는 에베레스트에 신고 갈 신발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군만두로 유명한 60년 전통의 중식당인 오구반점(사진) 등 음식점이 몰린 먹거리골목을 지나면 성인 한 사람이 지나기에도 좁은 골목길 사이로 금속의 각종 선반·주물 작업을 하는 가게가 몰려 있다. ‘공구특화 거리’다.

최창식 구청장은 “낡은 손간판과 산업화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영화 ‘피에타’ ‘도둑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을지로4가역 주변으로 이동하면 조명 특화거리와 산림동 조각 특화거리가 나온다. 을지로 골목에 들어와 활동하는 청년 디자인, 예술가 작업장에서 공방 체험을 할 수 있다.

중구는 을지로의 산림동 빈 점포를 임대해 청년들에게 창작 공간으로 주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중구 홈페이지(www.junggu.seoul.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