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출단지' 구미의 눈물
국내 대표적 수출산업도시인 경북 구미의 부동산시장이 가라앉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불황에다 아파트 공급물량 단기 급증이 맞물린 결과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국내 주요 지방도시 중 최고(2012년 6317만원·인구 40만명 이상 도시 기준)인 구미까지 경기 침체 한파에 휘청대는 모습이다.

1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구미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5년 만에 하락세로 접어든 뒤 낙폭이 커지고 있다. 구미 도심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송정동 푸르지오캐슬 A단지 전용면적 85㎡의 최근 거래가는 2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3억3000만원)보다 4000만원 떨어졌다. 남통동 e편한세상 전용 84㎡는 호가(2억5000만원)가 지난해 초보다 4000만원가량 내렸는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아읍 만송공인중개 서준범 대표는 “주택 공급 과잉 때문에 분양권 거래도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미에선 지난해에만 기존 주택의 12%에 달하는 1만600여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분양됐다.

구미지역 부동산시장이 침체한 배경에는 구미산업단지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곳의 지난해 수출액은 255억5886만달러(대구본부세관 조사)로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2년 75조원을 넘었던 총생산액은 3년 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10월 기준) 41조493억원에 그쳤다.

불황 여파로 구미산업단지 내 주요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도 집값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LG 계열사, 삼성전자 협력업체, 휴대폰 부품업체 인탑스 등이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미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미=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