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은 '쉬는 곳'이 아닙니다
직장인 여성 이모씨(32)는 최근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하루 전 입원해 수술하고, 다음날 퇴원했는데요. 100%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퇴원하려니 속상했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한 명당 평균 입원기간은 2.6일입니다. 병원에서 충분히 쉰 다음에 퇴원하고 싶은 것이 환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입원실은 ‘쉬는 장소’가 아닙니다. 대학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에 환자가 몰리는 한국의 특성상 더더욱 이런 인식이 절실한데요. 안정 상태에 들어간 환자가 병실을 비워줘야만 기다리는 다른 환자들이 입원해 수술받을 수 있습니다.

한경DB
한경DB
입원과 퇴원은 전적으로 의료진이 판단해 결정합니다. 물론 환자 상태에 따라 입원기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입원기간이 짧아 간혹 쫓아낸다고 오해하는 환자도 더러 있다고 하는데요. 건강보험료를 절반이나 부담하는 데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대학병원은 3차 의료기관입니다. 의원 등과 같은 1, 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나 상태가 위중해 긴급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지정합니다. 이 같은 공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3차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적 자원은 시급하고 위중한 환자들에게 최대한 많이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라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안과나 이비인후과 등에서는 환자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받거나 몸에 문제가 없으면 수술 당일 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데이 서저리(day surgery)’라고 부릅니다. 수술 당일에 입원해 수술받고 회복실에서 머물다가 퇴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아침에 수술하고 저녁에 퇴원한다고 합니다. 보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측면도 있지만 더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의사가 데이 서저리를 권유한다면 적어도 심각한 수술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