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러'운반선으로 옮겨 실을 예정…수색작업은 이틀째 중단

러시아 극동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실종 선원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악천후로 9일(현지시간) 현재 이틀째 중단된 가운데 구조된 선원과 수습된 시신들을 1차로 한국으로 운송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구조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측과의 합의를 통해 생존 선원들과 수습 시신들을 러시아 수산물 운반선을 이용해 한국으로 이송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러시아 운반선 '오딘'호가 추코트카주(州) 나바린 갑(岬) 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내일쯤 한국 어선 96오양호에 있는 선원들과 시신들을 넘겨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96오양호는 사고 해역의 폭풍으로 인해 다른 한국 및 러시아 어선들과 함께 추코트카주 나바린 갑으로 피항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딘호는 구조 선원 6명과 수습된 시신 27구를 실은 후 사조산업과 유가족 측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대로 현지를 출발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한국 부산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추코트카 해안에서 한국까지의 거리는 5천km가 넘어 항해에 12~14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룡호 실종자 해상 수색작업은 전날에 이어 9일에도 악천후로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수색 작업을 총지휘하는 극동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항만청 해양조정구조센터 소장 아르투르 레츠는 이날 "수색작업에 참여해온 어선들이 이틀째 해안에 대피해 있다"면서 "아직 악천후 때문에 바다로 나가 수색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해역에선 이날도 바람이 초속 17~22m로 강하게 불고 4~5m의 높은 파도가 이는 가운데 기온도 섭씨 영하 9도까지 떨어지고 눈까지 내리는 악천후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 어선들은 모두 사고 해역을 벗어나 추코트카주 나바린 갑 해안으로 대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 해역에는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 먼로와 알렉스 헤일리 등 2척이 머물렀으나 이들이 수색작업을 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레츠 소장은 덧붙였다.

구조센터 관계자는 "11일에도 사고 해역의 바람이 최대 초속 25m까지 거세지는 등 기상 조건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보돼 여전히 수색작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레께나 날씨가 나아져 수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풍랑이 심해 실종자 발견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강한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칠 경우 구명동의가 몸에서 벗겨지면서 시신이 물속으로 가라앉을 확률이 높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까지 오룡호 승선원 60명 중 7명이 구조되고 27명이 사망했으며 26명이 실종상태다.

한편 지난 5일 한국 동해항을 떠난 국민안전처 동해해양경비안전서 소속 5천t급 경비함은 13일께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구조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