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 수도권 집중
인구 1만명당 전문의 서울 19명
광주 16명…부산·대구 각 15명

수도권선 서울 강남구 '쏠림'
서울 성형외과 전문의 63%
산부인과 전문의 17% 몰려
[專門醫 지역 편중 심각] 강남 3구 전문의, 충남의 3배…의료서비스 '死角지대' 늘어난다

전문의 숫자로 본 의료서비스는 서울과 지방은 물론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지난해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숫자는 13.8명이었는데, 서울(19.1명)이 충남(10.6명)보다 8.5명 많았다. 서울 안에서는 강남구 전문의(3231명)가 가장 많았다. 강남구의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수는 57.3명이었다. 서울 25개구 중에서는 강남구 전문의가 금천구(229명)보다 14배가량 많았다.

서울 강남구에 대형병원 몰려

전공별로 보면 서울에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63.8%(449명)가 강남구에 몰려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도 강남구가 제일 많았다. 서울시 전체 산부인과 전문의 1474명 가운데 254명(17.2%)이 강남구에서 일한다. 내과(28.5%) 외과(14.4%) 정신건강의학과(15.1%) 영상의학과(19.0%) 등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도 강남구에 많이 있다.

강남구의 지난해 말 인구는 56만3599명이다. 송파구(67만543명)나 노원구(58만6431명), 강서구(57만924명)보다 적지만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수는 57.3명으로 송파구(22.5명) 노원구(14.1명) 강서구(11.1명)보다 많았다. 강남구에 성형외과 산부인과 병원뿐만 아니라 삼성서울병원, 강남차병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병원도 많기 때문이다. 강남구 전문의는 5년 전에 비해 535명(19.8%) 늘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강남구는 거주 주민뿐만 아니라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1512명) 서초구(1269명)를 포함한 강남권 전문의는 6012명으로 서울 전체의 30.9%를 차지했다. 강남 3구의 전문의 숫자는 충남(2174명)의 3배에 달하고 부산(5631명)보다 많다.

서울에서 전문의가 적은 곳은 금천구와 도봉구(314명) 용산구(327명) 강북구(336명) 마포구(379명) 관악구(420명)였다.

충남, 대학병원 두 곳뿐

전국으로 눈을 돌리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됐다. 서울에서 일하는 전문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27.5%(1만9423명)로 2009년보다 0.1%포인트 줄긴 했지만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은 51.6%(3만6442명)로 0.3%포인트 늘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49.4%)보다 비중이 높았다. 인구밀도가 낮고 교통이 불편한 지방과 농어촌은 전문의로부터 치료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더 떨어진다.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별로 보면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수는 서울이 전체 평균(13.8명)보다 5.3명 많았다. 이어 광주(16.6명) 대전(16.1명) 부산(15.9명) 대구(15.7명) 순이었다.

광역시가 전국 평균 이상의 전문의를 확보한 것은 대학병원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구 147만명인 광주에는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서남대병원 등 네 곳이 있다. 대전(153만명·4곳) 부산(352만명·4곳) 대구(249만명·6곳)에도 각각 대학병원이 네 곳 이상 있다.

전국 평균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수에 못미치는 광역 지자체는 12곳이었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은 전문의 수는 많지만 인구 1만명 당 전문의 수는 각각 11.4명과 10.9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방의대생 지역사회 정착 유도해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나 광주 부산 대전 등 광역시는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에 전문의 수가 다소 적더라도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 차이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령 인구가 많은 지방이나 농어촌은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하고 지역도 넓다.

전문의가 없는 지역에서는 전문의가 아닌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일반의나 지역보건소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일반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임상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건소 역시 일차적인 진료 서비스 위주로 제공한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은 “강제로 필수 진료과목 전문의를 지방에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지방 의대를 나온 인재가 지역사회에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천시·용인 수지구·세종시·부산 동래구…응급의학 전문의 '0'

응급실을 찾는 환자를 담당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제도는 1989년 시작됐다. 역사가 짧은 만큼 전문의 숫자가 많지 않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1063명으로 2009년(606명)보다 43% 늘었지만 지방 의료수요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방자치단체는 51곳(지난해 기준)으로 5년 전보다 44곳 줄었다. 응급 의료체계가 그만큼 개선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251개)의 20.3%는 여전히 ‘응급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응급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동두천시 과천시 하남시 의왕시 용인시수지구 광주시 등 6곳이었다. 부산에는 동래구 영도구 중구 사하구 금정구 강서구 등 6개 구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다. 대구 역시 수성구와 달서구 두 곳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무했다. 세종특별자치시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18개 시·군으로 이뤄진 강원도는 모두 4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지만 인제군 철원군 평창군 횡성군 태백시 고성군 양양군 정선군 등 8개 군에는 한 명도 없다. 31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충북에서도 음성군 청원군 증평군 보은군 괴산군 등 5곳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충남(5곳), 전북(4곳), 전남(5곳), 경북(4곳), 경남(5곳) 등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자체가 많았다.

■ 전문의

의사면허만 취득한 일반의와 달리 내과 외과 등 26개 진료과목별 자격시험에 합격한 의사. 전문의가 되려면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제외한 의사 가운데 전문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93.2%(2012년 기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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