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사상자 등으로 아수라장..가족.친지 오열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남서리에서 버스 추락사고가 발생한 16일 밤 부상자와 사망자들이 실려온 병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31명의 사상자 중 17명이 이송된 동국대 경주병원 응급진료센터에는 사망자 7명을 비롯해 중상자들이 연이어 구급차에 실려와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았다.

부상자들은 응급조치를 받은 뒤 곧바로 집중치료실(ICU)이나 응급수술을 받기 위해 옮겨졌다.

구급침대에 누운 부상자들의 몸에는 뼈가 부러진 상처 등이 처참하게 나 있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해줬다.

사고 소식을 접한 사망자, 부상자 가족 100여명이 잇달아 찾아와 사망자나 부상자 명단에서 가족의 이름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오열하는 모습이었다.

부상자와 사망자들은 모두 경주 황성동의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로 평소 노인정에서 친목을 다져왔기 때문에 충격과 슬픔은 더 커 보였다.

한 사망자의 가족은 "온천관광 가신다고 나갔는데 귀가할 시간이 돼도 오시지 않아 걱정했는데 결국 사고를 당하셨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황망해 했다.

특히 이날 사망자로 확인된 사람 가운데 2명은 부부여서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후 10시께 김관용 경북지사와 백상승 경주시장, 이상효 경북도의원, 최병준 경주시의회 의장 등 기관장들이 응급센터를 방문해 환자용태를 살피고 가족을 위로하는 한편 의료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섭 동국대 경주병원 원장은 "중상을 입은 환자 대부분은 급히 응급수술을 받아야할 상황이며 앞으로 용태를 섣불리 말하기 곤란하다"며 "의료진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다하겠지만 고령의 중상자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급히 수술에 들어가기 앞서 부상자들의 가족을 상대로 수술에 관해 상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현재 동국대 경주병원에 17명, 경주 동산병원에 6명, 굿모닝병원에 4명, 한마음병원과 현대병원에 2명씩이 각각 안치되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사고경위에 대해 한 소방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모 건강식품 업체를 통해 온천관광을 다녀오다 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확한 경위와 사고원인 등에 관해 경찰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