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한 지 5년 이상인 전국 산부인과 두 곳 중 한 곳은 단 한번도 분만시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현희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업 5년 이상된 전국 산부인과 1천111곳 가운데 5년간 분만수가를 단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558곳(50%)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전체 67개 기관 중 58곳(86%)이 단 한 번도 분만시술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무(無)분만 산부인과 비율이 가장 높았고 부산(80%)과 울산(64%), 제주도(64%)가 뒤를 이었다.

또 최근 1년간 300건 이상 분만시술을 한 산부인과는 전체 기관의 11%(132곳)에 그쳐 분만횟수가 하루 평균 1건 이상인 산부인과가 10곳 가운데 1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이처럼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산부인과가 속출하는 배경으로 낮은 수가 등 지원대책의 부재를 지적했다.

분만장비가 고가이기 때문에 저출산 사회에서는 분만 시술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데다 분만사고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아예 분만을 포기하는 의료기관이 속출한다는 설명이다.

전현희 의원은 "산부인과가 본업인 분만을 포기하게 된다면 일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임산부나 태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가의 현실화,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적 배상대책 마련, 24시간 분만대기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산부인과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