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콘서트장엔 빈 객석이 없다
문화계에 '오전콘서트' 열풍이 불고 있다.

남편과 자녀를 직장과 학교로 보낸 주부들이 단골 관람객인 오전콘서트에 은퇴부부,프리랜서,소호(SOHO)족 등이 가세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런 콘서트의 관객 점유율이 대부분 70%를 웃돌면서 공연계는 클래식 일변도였던 장르를 연극,국악,발레,뮤지컬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들 공연이 인기를 끄는 것은 5000~2만원으로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오전 11시.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대극장은 400여석이 만석이었다. 입장료는 2만원.

이날 공연된 작품은 박정자씨가 출연한 클래식 모놀로그 연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의 멜로디를 샹송으로 편곡한 제인 버킨의 곡을 박정자씨가 재해석해 부르는 '페드라의 노래'가 끝난 뒤에는 관객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100분간의 클래식 여행을 마친 관객들은 한결같이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아침 공연을 관람하며 공연에 대해 학습한 관객이 이후 저녁시간대에 펼치는 메인 프로그램의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는 일도 많다. 공연을 즐기면 즐길수록 안목이 높아지면서 여타 공연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11시 콘서트를 찾는 남성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은퇴한 노부부들이 많이 찾는다는 뜻이다. 예술의전당 자체 조사 결과 2007년, 2008년 11시 공연을 찾는 남성 관객 비율은 18~19%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