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안면도국제꽃박람회’ 에 선보여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춤추는 식물’ 무초(舞草)가 또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무초’는 서해안 유류사고의 아픔을 딛고 오는 24일 공식 개장하는 2009안면도국제꽃박람회 주제관 ‘플라워 심포니관’내 ‘세계의 희귀한 꽃과 씨앗’ 코너에 전시된다.

안면도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위원장 김종구)는 7년 전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중국 운남성의 진객 ‘무초’의 재입국 에 대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7년 전 첫 한국 방문 당시 무초는 ‘쉘위 댄스(Shall we dance)‘에 맞추어 춤을 추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무초의 영문명은 텔레그라프 플랜트(Telegraph Plant). 콩과 식물로 동남아시아 원산의 관목이다. 온실에서 2m 정도 자라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희귀식물로 알려져 있다. 섭씨 25~30도의 온도와 습도 70% 정도에서 어린이와 소프라노 여성의 노래 소리에 특히 잘 움직이며, 밤에는 잎을 닫고 잔다. 꽃은 지금은 볼 수 없으나 9월께 나비모양의 담황색 꽃을 피운다.

이 무초에게는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중국 한 산골마을에 ‘두어이’라고 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농한기면 마을로 가서 사람들 앞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황홀한 춤사위에 빠져 마을 사람들은 모든 근심 걱정을 잊고 자신들도 어느덧 춤사위에 빠져들었다.

‘두어이’의 명성은 동네에서 뿐 아니라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어느날 변사또같은 관리가 그녀를 끌고 가서는 매일 자기 앞에서 춤을 출 것을 강요했다. ‘두어이’는 탐관오리 앞에서 춤을 추기보다는 죽는것이 낫다고 결심하고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해 자기 몸을 강물에 던졌다. 이 사실을 안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시신을 수습해 묻어주었다.

얼마 후 그녀의 무덤에 풀이 솟아났는데, 음악소리만 들리면 춤을 추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 풀이 분명 ‘두어이’의 화신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무초(舞草)라고 불렀다는 전설속의 식물이다.

태안=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