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 마트서 1만원권 위폐 1장 발견

경찰이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한 범인에게 몸값으로 건넸던 수사용 모조지폐가 시중에서 발견돼 위폐가 광범위하게 유통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6시35분께 중랑구 망우동의 L마트 주인 김모(56) 씨가 1만원권 위폐 1장을 손님으로부터 받았다.

김 씨는 돈을 정리하던 중 이 지폐가 진폐에 비해 색이 검고 감촉도 미끌미끌한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지폐의 일련번호가 경찰이 납치범에게 건넨 수사용 1만원권 모조지폐의 일련번호(EC1195348A)와 동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납치범 정승희(32)가 수사용 모조지폐를 시중에 퍼뜨리는 것으로 보고 L마트의 CC(폐쇄회로)TV에 찍힌 모조지폐 사용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화면 상으로 볼 때 모조지폐 사용자가 10대 후반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승희에게 건네진 모조지폐가 낱장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승희는 공범인 심모(구속)씨와 함께 지난 10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제과점에 침입해 가게 여주인 A씨를 승용차로 납치한 뒤 남편에게 현금 7천만원을 요구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 남편을 통해 범인들에게 수사용 모조지폐 7천만원이 든 가방을 건넸으나 이들을 체포하는데 실패하고 나중에 심씨만을 검거했다.

홀로 도피 중인 정승희는 지난 17일 경찰로부터 받은 모조지폐 700만원을 주고 250㏄ 흰색 오토바이를 샀다가 하루 만에 400만원을 받고 되팔았다.

경찰은 정승희가 나머지 모조 지폐 6천여만 원을 시중에 조금씩 뿌리고 다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18일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고 공개수배했지만, 아직 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