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39)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장모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네 번째 부인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강씨의 집에서 압수한 곡괭이에서 2명의 다른 여성 유전자형이 검출돼 강씨가 살해한 사람은 지금까지 확인된 1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2005년 10월30일 새벽 2시30분께 안산시 본오동 강씨의 장모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부인과 장모가 숨진 사고는 강씨가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화재를 위장해 저지른 방화라고 결론내렸다"고 22일 발표했다.

검찰은 "강씨가 방화가 아닌 실화로 오인할 수 있도록 화재 현장에 의도적으로 모기향을 피워 두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기향에서 불이 번진 것처럼 거짓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는 10월 말로 기온이 3.7도로 날씨가 쌀쌀해 모기향을 피울 이유가 없었으며 화재 직후 사진과 사흘 뒤 현장 사진을 대조한 결과 방화에 사용한 유류를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용기로 보이는 물건이 없어진 사실 등으로 미뤄 방화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화재 당시 작은방에서 아들과 자고 있다가 탈출한 뒤 4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이로써 강씨가 살해한 사람은 장모와 네 번째 부인을 포함해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강씨의 집에서 압수한 곡괭이에서 지금까지의 피해자와는 다른 여성 2명의 유전자형이 추가로 검출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은 곡괭이에서 검출된 DNA 샘플을 국과수로 보내 실종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근거로 여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강씨에 의해 살해된 사람은 10명을 넘을 공산이 커졌다.

안산=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