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한 무지와 오해로 인해 조기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높은 사망률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독일계 제약기업 바이엘헬스케어는 미국, 영국, 중국 등 전세계 7개국 7천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간암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51%)가 간암의 증상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또 간암치료법을 모른다는 경우가 40%에 달했다.

이번 조사내용은 홍콩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중 발표됐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폐암에 이어 사망률 2위의 암이며 국내 간암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다.

이는 독특한 자각증상 없이 늦게 발견돼 치료경과가 좋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진행성 간암의 경우 평균생존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하다.

이 같은 높은 사망률에 비해 간암의 증상과 조기진단, 치료법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바이엘헬스케어는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간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인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돼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서동진 교수는 "간암을 조기진단하면 평균 생존기간이 62개월로 5년이 넘는데 반해 증상을 자각한 후 치료를 시작할 경우는 11개월에 불과하다"며 "위험집단은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체내 간암 표지물질인 AFP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간암의 증상 특징과 조기진단법, 치료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치료시기가 늦어지고 부적절한 민간치료법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바이엘헬스케어는 간암 인식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암 및 간질환 비영리단체인 '바이탈 옵션 인터내셔널(Vital Options International)', 미국간재단과 공동으로 전세계 간암교육캠페인 '간암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에서 회사는 간암의 특징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는 웹사이트 www.livingwithlivercancer를 열어 간암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일반인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바이엘헬스케어의 한국법인 바이엘쉐링제약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60만명(2002년 기준)이 간암으로 사망하지만 간암에 대한 인식도가 매우 낮다"며 "국내 간암발생률 등의 정보를 보강한 한국어 홈페이지도 조만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