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설립된 구조조정전문회사(CRC)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재산을 담보로 주가조작을 벌인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이인규 부장검사)는 30일 주금가장 납입방식으로 CRC를 설립한 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상대로 주가조작을 시도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IBCS㈜ 대표 안모씨(53)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작년 4∼6월 자신이 설립한 CRC인 IBCS캐피탈과 구조조정에 합의한 상장업체 S사 주식을 담보로 20억원을 대출받은 뒤 S증권 지점장 신모씨에게 부탁해 S사 주식을 대상으로 2백여 차례에 걸쳐 허수주문과 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주가조작을 시도한 혐의다. 조사 결과 안씨는 지난 2000년 10월 명동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IBCS캐피탈의 설립자본금 30억원을 은행에 주금으로 납입한 뒤 다음날 곧바로 인출해 사채업자에게 상환하는 방식으로 가장납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부실기업의 정상화를 위해 설립된 CRC는 충실한 자기자본을 갖춰야 함에도 안씨는 가장납입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을 이용, 기업의 주가를 조작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