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가 이성간 성접촉 보다는 남자간 동성연애를 통해 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85년부터 2001년까지 에이즈 감염자 1천611명중 269명(17%)을 대상으로 DNA검사를 처음 실시한 결과 역학조사에서 나타난 비율보다 더 많은 감염자가 동성간 성접촉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고 17일 밝혔다. DNA검사 결과 감염경로가 국내 동성간 성접촉이라고 응답한 남성 66명중 65명이7가지 에이즈 바이러스 유형가운데 B형에 감염됐고 국내 이성간 성접촉으로 감염됐다고 응답한 남성 63명중 62명도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이성간 성접촉으로 감염된 여성 69명은 B형바이러스가 39명, B형이 아닌 다른 바이러스가 30명으로 나타났다. 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미국의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 유형이 골고루 분포되는데 비해 국내 에이즈 감염 남성 대부분이 B형에 감염된 점으로 미뤄볼 때 국내 감염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에이즈가 전염된 경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감염자의 3분의2 가량은 부부감염이기 때문에 이성 성접촉에 의한 전염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설문조사에서는 성접촉에 의한 감염자 1천505명중 30%가 동성간 성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나왔으나 이번 DNA검사 결과 실제로는 5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에이즈 최대 위험집단인 동성애 남성간 감염 예방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들어 9월까지 277명의 신규 에이즈 감염자가 확인돼 우리나라 에이즈 감염자수는 1천888명(사망 403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