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회장 최고경영자(CEO)등 기업체 최고위급 임원들이 대학 강단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임원들의 캠퍼스강의는 대부분 "특강" 형태로 단발성에 그쳤지만 최근들어 시간강사 전임강사 등 겸임교수직으로 점차 영역이 확대돼가고 있다. 강의분야도 마케팅 홍보 등에 국한돼왔으나 최근에는 정보통신(IT) 부동산 전기공학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처럼 기업체 임원들의 대학행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대학과 기업체간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때문.대학으로서는 이들 임원들이 경영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줘 "살아있는"수업이 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또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맺어 향후 학생들의 취업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미래 소비자인 대학생들에게 간접적으로나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 보다 많은 임원들을 캠퍼스로 보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 1학기부터 서울대 강단에 선다. 최 회장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과정에서 "산업기술정책론" 등을 강의하기로 돼 있다. 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은 울산대 경영학부 학생들에게 특강형식을 빌어 경영학을 가르친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기술혁신과 경영"을 주제로 후배 양성에 나서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도 전기공학부 학생들을 상대로 "전자산업경영"을 강의한다. 백승화 코래드 사장은 서강대 영상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광고관리론을 가르친다.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임원급 인사들의 강의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마케팅 및 홍보 광고 담당 임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오주섭 해태음료 마케팅 담당 이사는 고참교수로 통한다. 숙명여대에서 5년째 언론정보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고 있다. 오 이사는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학생들이 매우 흥미로워한다"며 "이번 학기에도 40명으로 수강인원을 제한할 예정이었으나 1백80명이 몰려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LG카드의 최형택 홍보담당 상무도 숙대생들사이에 인기강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언론정보학부에서 현대PR론을 가르치고 있다. 김익태 제일기획 브랜드컨설팅그룹 국장은 오는2학기부터 성균관대학 경영학부에서 "마케팅관리론"을 강의할 계획이다. 연구직 임원들도 후진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박명호 LG전자 디스플레이연구소장(상무)과 박종술 CDMA단말연구소 연구위원(상무)은 오는2학기부터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대학원과 KAIST대학원에서 디스플레이기술동향과 단말기기술동향 및 상품화현황에 대해 각각 강의하기로 돼 있다. 금융 및 회계법인의 임원들도 캠퍼스에서 자주 발견된다. 김익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이 성균관대 경영학부에서 "세무회계"를,윤현수 진흥상호신용금고 대표는 "경영분석"을,배재봉 엑센츄어컨설팅 상무가 "경영학원론"을 맡아 학생지도에 나선다. 지방대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계열사들이 밀집돼 있는 울산대에는 현대맨들의 출강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업종상 임원 대부분이 자동차 기계 수송부문 등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임원 강사들이 13명으로 가장 많은 편.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을 비롯해 민계식 사장과 박인규,신현수,염덕준,정균양 등 수석연구원들도 수송시스템공학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찬.이방실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