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장 출신의 최고령 ''수험생''이 10일 합격자를 발표한 경희대 한의예과 정시모집에 당당히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현일(43)씨. 김씨는 서울대 조선공학과 77학번으로 83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선박설계 엔지니어로 일해왔으며, 지난해 1월 이 회사 설계부장을 끝으로 17년동안의 회사생활을 접고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들어갔다. 1년동안 시내 입시학원에서 `대학후배'' 강사들 밑에서 고3생들과 함께 힘겨운수험공부를 해온 김씨는 2002학년도 수능시험에서 379.1이라는 ''고득점''을 받았다. 김씨는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으며, 3년여동안의 고민끝에 평소 관심이 있던 한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며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 등 2명의 자녀를 둔 김씨는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기억력 및 집중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가족들의 적극적인 응원으로 즐겁게 공부했다"고말했다. 김씨는 "앞으로 노인질환에 대한 공부를 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싶다"며 "나이가 들어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누구나 열심히 노력한다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