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길.박창수.이은중.강창구.문성규 기자 미국에서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테러용 백색분말 우편물이 잇따라 발견돼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곳곳에서 흰가루 소동이 일고 있다. 경찰과 군 등이 긴급 출동해 현장을 차단하고 확인조사한 결과 현재까지는 다행히 탄저균 가루가 아닌 밀가루나 돌가루로 판명돼 해프닝으로 그쳤다. ○...17일 오전 9시께 경남 김해시 장유면 시내 중심 가부터 율하리까지 4㎞ 도로에 걸쳐 백색 분말과 덩어리 등이 대량으로 살포돼 주민 신고가 잇따랐다. 조사결과 백색가루는 인근 석재공장에서 전날 오후 화강암 폐기물을 차량으로운반하는 과정에서 돌가루가 길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백색가루가 떨어진 곳이 김해공항과 인접한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며 "탄저병과 아무 상관이 없다" 고 밝혔다. ○...16일 오후 11시께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3동 주택가 골목길 쓰레기더미에백색가루가 흩어져 있는 것을 주민 박모(4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을 봉쇄하고 육군 53사단 화학부대의 지원을 받아 정밀 조사를 벌인결과 단순한 밀가루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누군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저균 우편물사건을 모방해 벌인 장난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16일 오후 7시20분께 부산시 사하구 괴정4동 부산지하철 1호선 사하역 신평방향 승강장에서 비늘봉투에 든 백색가루가 발견돼 군경이 긴급출동하는 소동을빚었다. 강한철(47) 사하역장은 "지하철 승강장 구내를 순찰하던 중 은색 비닐봉투에 든백색가루를 발견, 미국 등에서 발견되고 있는 탄저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육군53사단은 화학지원대 등을 출동, 지하철 승강장 일대에 대한 제독작업을 벌이고 백색가루 성분분석을 실시했으나 1차 조사결과 탄저병균이 아닌 석고가루로 추정되고 있다. 한때 승객 일부가 대피하기도 했으나 지하철은 정상 운행했다. ○...16일 오후 11시20분께 대전시 동구 자양동 동아아파트 옆길에 의문의 백색가루가 뿌려져 한때 소동을 빚었다. 주민 손모(60)씨는 집 앞길에 2m 간격으로 3개소(길이 1m, 폭 30㎝)에 백색가루가 뿌려져 있는 것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군 화학부대 대원들과 출동, 제독작업을 하는 한편 민간인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국립보건원에 시료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결과 이 가루는 김모(13)군이 갖고 놀던 고무풍선이 터지며 풍선속의 밀가루가 길바닥에 흩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 16일 오후 2시46분께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코오롱빌딩 18층 회장 부속실에서 발견된 테러의심 국제 우편물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화생방방호사령부 관계자들은 이날 싱가포르 소인이 찍힌 가로 26㎝, 세로 17㎝ 크기의 의문의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회사직원 백모(38)씨의 신고에 따라 현장에 출동, 우편물 외관에 대해 화학반응을 실시했으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군과 경찰은 안전조치를 취한 후 화장실에서 이 우편물을 개봉한 결과 'The Economist'의 판촉물이 들어 있었으며 탄저균으로 의심될 만한 분말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우편물 겉봉은 칼로 그어지고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 등 9명의 이름이 영문 적색글씨로 적혀 있었다. ○...16일 오전 동대구우체국에서 발견된 의문의 흰가루는 밀가루일 가능성이커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문제의 우편물발송 용역업체인 월드PAG 대표 박동섭(39.서울 동작구 대방동)씨는 "비닐봉투에 수신인을 명기한 종이를 붙이기 위해 본드를 사용하면서 다른 봉투와 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뿌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대구우체국에서 발견된 흰가루가 본드 성분이 함유된 밀가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비병력을 철수시켰으며 우체국도 업무를 정상화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동대구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흰가루가 묻은 우편물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미국에서 탄저균 오염환자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관계기관 긴급 실무대책회의를 17일 오전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예산 및 전문인력.장비 확보 ▲예방백신 개발 ▲대국민 교육.홍보등 사전예방대책 ▲정보관리 ▲우편물 검사 및 식품 검역 ▲방역 및 치료제 공급 등유사시 대응대책 등이 논의됐다. (전국종합=연합뉴스)